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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gan Rice


마법사� 링 #4
음모, 대항책, 미스터리, 용맹한 기사들, 실연� 아픔이 가득한 사랑� 결실, 기만, 배신 등 마법사� 링은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 소설이다.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 매료된다.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 도서 및 �화 평론, 로버트 메토스�명�� 눈물(마법사� 링 제4권) ’ 속에서, 백일 훈련을 마�고 돌아� 토르는 이제 고국을 위해 싸운다는 것이 무언인지를, 생사를 �가는 전쟁이 무엇인지를 �드시 배워야 한다. 링 대륙� 역사상 유례없이 맥클라우드 왕가는 맥길 왕가� 매우 깊숙한 �토까지 침투한다. 그리고 매복에 빠진 토르는, 급습을 피�고 왕실을 구해야 �는 운명을 마주한다. 개리스 왕� 계략에 빠져 매우 희귀�고 강력한 독에 중독된 고드프리 왕자� 생사는 그웬돌린 공주� 손에 달려있다.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를 구�기 위해 할 �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한다. 개리스 왕� 피해망상과 적개심은 더욱 심화�어, 야만 부족을 개인 경�단으로 고용�며 그들에게 실버 훈장까지 �여한다. 이를 통해 실버 전사들은 자극을 받아 왕실 내 균열이 발생�고 이는 내전� 발단이 될지도 모르는 큰 위�으로 남는다. 개리스 왕은 �한 잔인한 네바런스 족에게 그웬돌린 공주를 보낼 계획을 세운다. 공주� 승낙 없이 �인 ��인 네바런스 족과 공주와� 결�을 승인한다. 토르는 부대원들과 새로운 장소로 떠� 그들과 함� 무자비한 전쟁에서 �상�도 못한 괴물들을 대면�며 더욱 깊은 우정을 쌓는다. 자신� 고향까지 내려간 토르는 아버지와� 대대적인 대�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 어머니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 운명이 무엇인지에 관련한 과거� 비밀을 밝히게 된다. 아르곤에게서 고난도� 훈련을 받은 토르는, 자신이 알지도 못했� �을 발��며 날이 갈�록 더욱 강력�게 거듭난다. 공주와� 관계가 깊어진 토르는 공주에게 청�을 꿈꾸며 왕실로 돌아�지만, 어쩌면 때가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른다. 안드로니쿠스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백만 명� 야만 생명체 군단을 이끌고 다시 한번 캐니언 �곡� 에너지 장벽을 뚫고 링 대륙을 짓밟기 위한 시도를 한다. 더 이상 망가질 � 없을 만큼 상황이 악화된 왕국� 사태 속에서, 이야기� 마지막은 충격적인 �전을 맞으며 마무리된다. 고드프리 왕자는 살아날 � 있을까? 개리스 왕은 폐위될까? 왕국은 두 개로 분리될까? 와일즈 제국은 침략에 성공할까? 그웬돌린 공주는 토르와 함�할 � 있을까? 그리고 토르는 마침내 자신� 비밀스런 운명을 깨닫게 될까? �명�� 눈물’은 정교�게 설정된 배경과 등장인물을 축으로 우정과 사랑, 경쟁자와 구�자, 전사와 용, 음모와 정�적 권모술�, 성장, 실연, 기만, 야망 그리고 배신을 다루는 장편 서사소설이며 명�와 용기, 숙명과 운명, 마법�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왕들� 행군’은 연령과 성별에 구분 없이 누구에게� �원히 뇌리에 각인될만한 판타지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본 책은 총 85,000자로 구성됐다. 액�, 로맨스, 모�, 긴장으로 꽉 찬 소설. 책을 손에 쥐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져라. vampirebooksite. com (�일변’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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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링 연작소설 제 4권))



모건 라이스


모건 라이스 작가 소개



모건 라이스는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USA 투데이(USA Today)에 장편 판타지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됐다. 저서로는 17권으로 구성된 장편 서사 판타지 연작소설 �마법사� 링,’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11권� 연작소설 �뱀파이어 저널(집필 중),’ � 다른 베스트 셀러 1위인 2권� 스릴러 소설 �생존 3부작(집필 중)’이 있다. 이 외에도 5권� 장편 서사 판타지 연작소설인 �왕과 마법사(집필 중)’를 새롭게 집필 중이다. 모건 작가� 소설은 �디� 북과 인쇄 본으로 출판 됐고, 25개국 이상� 언어로 번역됐다.

모건 작가는 독자 여러분� �견을 기다립니다. www.morganricebooks.com (http://www.morganricebooks.com)로 방문�셔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무료 소설, 증정품, 무료 앱 다운로드� �택과 최신 단독 소식을 제공받으실 � 있으며 �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작가와� 소통이 가능합니다!


모건 라이스 작가에 보내는 찬사



“음모, 대항책, 미스터리, 용맹한 기사들, 실연� 아픔이 가득한 사랑� 결실, 기만, 배신 등 마법사� 링은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 소설이다.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 매료된다.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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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서사 판타지 소설.”

—컬커스 리뷰(Kirkus Reviews)



“눈을 뗄 � 없는 무언가가 이 책에서 시작된다.”

--샌 프란시스코 북 리뷰(San Francisco Book Review)



“액�이 가득한 소설…. 흥미로운 라이스 작가� 글과 견고한 전제.”

--퍼블리셔 위클리(Publishers Weekly)



“기상이 ��는 판타지….젊은 성인 시리즈물� 시작.”

--미드웨스트 북 리뷰(Midwest Book Review)


모건 라이스 저서



왕과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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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는 용맹 (제2권)

명�� 무게 (제3권)

용맹� 구축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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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링 연작소설

전사로� 원정 (제1권)

왕들� 행군 (제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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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맹세 (제5권)

용맹� 충전 (제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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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된 무기 (제8권)

주술에 사로잡힌 �� (제9권)

방패� 바다 (제10권)

강철 집권 (제11권)

화마에 갇힌 땅 (제 12권)

여왕들� 규칙 (제13권)

�제들� 맹세 (제1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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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마상 시합 (제16권)

전투� 선물 (제17권)



생존 3부작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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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 투(제2권)



뱀파이어 저널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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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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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 (제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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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 2013 모건 라이스

본 전자 책은 저작권법에 ��여 보�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1976 미국 저작권법 규정에 따라 허용 된 경우를 제외�고는 이 문서�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단복제와 무단전제가 금지�며 데이터베이스 �는 검색 시스템에 저장�거� 저자�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 없습니다.

본 전자 책은 개인 소장용입니다. 재판매� 무단배포는 금지됩니다. 다른 사람과 책을 공유�고자 �는 경우 각각� 추가 복사물을 구매�십시�. 직접 구매�지 않�거� 개인 소장용이 아닌 책은 ��해주시기 바라며 개인 소장용을 구입�십시�. 저자� 노력을 존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소설은 허구� 이야기입니다. 이름, 등장인물, 사업, 기관 명, 장소 명, 이벤트, 사건 등은 모두 작가� 상상력이 빚어낸 산물이자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모든 이름과 생존 및 죽음에 대한 유사한 상황은 전적으로 우연입니다.

Shutterstock.com.� 허가 아� 사용된 표지 이미지 저작권 RazoomGame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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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ud5f1836f-83e1-5c59-9a0b-e8ffcae3993d)

제 2장 (#u705ab72d-4bce-569e-a39b-61a0ad9feffa)

제 3장 (#uca6b6fa7-e5a2-53e9-947b-834b3bd144f2)

제4 장 (#u6c281d08-ff9f-50cd-ae7d-593436ff800a)

제 5장 (#ubd1beffe-39d2-5daf-8401-7d5573ad4eaa)

제6장 (#ua80e4539-bfa5-5501-af4f-bad08ec32cc2)

제7장 (#uea75bbb3-05ef-54ad-9601-117342208629)

제8장 (#ufd31a17b-61cc-5cf4-89f8-ada3b10d01d4)

제 9장 (#u4d3b4e7a-71ca-5088-8146-e5a422745534)

제 10장 (#u56a97e03-cbda-57c7-b045-95736fc5cb5b)

제 11장 (#u0e51c73a-9eb1-55a6-99a8-352d65eb3f8d)

제 12장 (#uf5085967-5791-5670-93eb-8b26ecfad130)

제 13장 (#litres_trial_promo)

제 14장 (#litres_trial_promo)

제 15장 (#litres_trial_promo)

제 16장 (#litres_trial_promo)

제 17장 (#litres_trial_promo)

제 18장 (#litres_trial_promo)

제 19장 (#litres_trial_promo)

제 20장 (#litres_trial_promo)

제 21장 (#litres_trial_promo)

제 22장 (#litres_trial_promo)

제 23장 (#litres_trial_promo)

제 24장 (#litres_trial_promo)

제 25장 (#litres_trial_promo)

제 26장 (#litres_trial_promo)

제 27장 (#litres_trial_promo)

제 28장 (#litres_trial_promo)

제 29장 (#litres_trial_promo)

제 30장 (#litres_trial_promo)

제 31장 (#litres_trial_promo)

제 32장 (#litres_trial_promo)

제 33장 (#litres_trial_promo)

제 34장 (#litres_trial_promo)

제 35장 (#litres_trial_promo)

제 36장 (#litres_trial_promo)

제 37장 (#litres_trial_promo)

제 38장 (#litres_trial_promo)

제 39장 (#litres_trial_promo)


“위대함을 두려워 말라.

어떤 사람은 위대�게 태어�고,

어떤 사람은 위대함을 성취�며,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에게 위대함을 떠맡긴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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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루안다 공주는 전쟁터를 가르며 뛰어갔다. 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길목 사이 사이로 몸을 피�며 맥클라우드 왕이 있는 조그만 집으로 향했다. 공주� 손에는 차가운 금속 말뚝이 쥐여 있었다. 백성들� 터전이자 흙먼지로 가득한 도시를 가로지르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공주는 최근 몇 개월간 이뤄진 침략에 자신� �사와는 상관없이 끌려 다니며 백성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모두 목격�고 말�다. 이제 더 이상은 두고 볼 � 없었다. 공주 안에서 무언가가 북받쳐 �랐다. 이제는 맥클라우드 왕가� 군사 전체와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무슨 �를 써서든 이 사태를 막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루안다 공주는 자신이 �려는 일이 무모�다는 것을 � 알고 있었다. 스스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다는 것도, 맥클라우드 왕� 손에 죽을 � 있다는 것도 � 알고 있었다. 그러� 공주는 앞을 향해 달려가며 애써 이런 �약한 생각을 지웠다. 무슨 대가를 �르더라도, �은 일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유�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에서 � 많은 군인들 사이로 저 멀리 맥클라우드 왕이 보�다. 그는 비명을 지르는 불쌍한 여인을 어깨에 메고 인적이 없는 작은 백토 집으로 들어갔다. 맥클라우드 왕은 이내 집� 대문을 닫아버렸고, 닫힌 대문 위로 흙먼지가 일어났다.

“루안다!” 누군가가 공주를 불렀다.

공주가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에서 공주를 뒤쫓는 브론슨 왕자가 보�다. 끝없는 군대� 행렬에 브론슨 왕자는 몇 번이� 멈춰 섰다가 다시 공주 뒤를 쫓기를 �복�고 있었다.

루안다 공주에게는 다름아닌 지금이 적기�다. 만약 브론슨 왕자가 공주를 따라잡으면 공주가 굳게 마음먹은 일을 막아 설 게 분명했다.

공주는 말뚝을 꼭 움켜쥐고 더욱 속력을 내어 달렸다. 자신� 행동이 얼마� 무모한지, 성공할 확률이 얼마� 희박한지 생각�지 않기 위해 �도적으로 노력했다. 맥클라우드 왕� 모든 군대가, 모든 사령관들이 �한 그� 아들이, 모두 그에게 기가 눌려 꼼짝도 못�는 상황에서 과연 공주가 성공할 확률은 얼마� 될까?

설상가상으로 루안다 공주는 군인은 고사�고 기존에 사람을 죽여본 일이 없었다. 결국 공주는 맥클라우드 왕 앞에서 얼어붙어버리게 될까? 공주는 맥클라우드 왕이 눈�채지 못�게 그에게 접근할 � 있을까? 브론슨 왕자� 경고�럼 진정 맥클라우드 왕은 불굴� 존재일까?

루안다 공주는 맥클라우드 왕� 군대가 벌이는 참사� �장과 더불어 비참�게 망가져버린 공주� 고국을 바라보며 맥클라우드 왕�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느낄 � 있었다. 생각해보면, 공주는 브론슨 왕자를 사랑함에도 불구�고 맥클라우드 왕가와� 결�에 동조했� 자신� 선택을 후회할 �밖에 없었다. �이랜드 산맥이 서부 왕국과 동부 왕국을 분리�는 역할을 한 덕에 맥길 왕국은 그 동안 운이 좋�다고 봐야 했다. 이제서야 공주는 그 덕에 두 왕국이 서로 분리될 �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절실�게 실감했다. 공주가 너무 순진했다. 맥클라우드 왕국이 그렇게 잔인�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자신이 맥클라우드 왕국을 바꿀 �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떤 위�을 감��고라도 맥클라우드 왕� 며느리가 �고 언젠가는 맥클라우드 왕국� 여왕이 �는 일에 큰 사명을 걸었� 스스로� 어리석었�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다.

이제서야 공주는 자신� �못된 판단을 깨달�다. 다시 안전�게 가족� 품으로 돌아가, 맥길 왕국에서 지낼 �만 있다면 자신� 신분, 돈, 명�를 포함한 모든 걸 얼마든지 내�질 � 있었다. 공주는 자신을 맥클라우드 왕국에 시집 보낸 아버지에게 분노가 일었다. 철없고 순진했� 공주는, 당시 그로 인한 결과를 더욱 신중�게 고려했었어야 했다. 자신� 딸까지 희생시킬 정도로 정�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을까? 공주는 �한 그렇게 세상을 떠�버린 아버지가 미웠다. 이 모슨 상황 속에 홀로 자신을 남겨둔 아버지가 미웠다.

최근 몇 개월간 루안다 공주는 �지할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냉�한 �실을 ��히 인지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그녀가 이 모든 상황을 바로잡을 기회�다.

공주는 부들부들 떨며 작은 벽토 집에 도착했다. 어두운 �크 �무로 만들어진 대문이 굳게 닫�있었다. 공주는 �시 맥클라우드 병사가 자신을 가로막을까 두려운 마음에 주변을 살폈다. 그러� 다행히 모두가 전쟁에 열중해있느라 공주에게는 시선을 두지 못했다.

공주는 대문으로 다가가 한 손에는 말뚝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맥클라우드 왕이 눈�채지 못�도록 대문 손잡이를 돌렸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실내가 꽤 어두웠다. 강렬�게 내리쬐는 태양 빛에 익숙했� 두 눈이 천천히 어두운 실내에 적응해 �갔다. 집 안은 바깥보다 시원했다. 집 안으로 발걸음을 �기자 집안 가득 잡�� 여자�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침내 시야가 어둠에 익숙해졌고 공주는 맥클라우드 왕을 찾기 위해 집 안을 �러봤다. 공주� 시선에 바닥 위에서 벌거벗겨진 여자 위로 바지를 벗고 뒹굴고 있는 맥클라우드 왕� 모습이 포착됐다. 여자는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고 있었다. 맥클라우드 왕이 두꺼운 손바닥으로 여자� 입을 막자 두 눈이 쏟아져�� 듯 소리 없이 악을 쓰고 있었다.

루안다 공주는 이 상황이 실제 상황이라는 걸, 자신이 맥클라우드 왕을 죽이려고 한다는 걸 새삼 실감할 � 없었다. 공주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겼다. 말뚝을 움켜쥐고 앞으로 �아갔지만 무릎이 후들거렸다. 공주는 성공�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마� 생명 줄을 붙잡듯 공주는 � �을 다해 말뚝을 꼭 쥐었다.

부탁 드립니다. 신이시여, 제가 이 남자를 죽일 � 있게 해주세요.

공주� 귓가에 맥클라우드 왕이 자신� 욕망을 채우며 야생 동물�럼 찡그리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맥클라우드 왕이 움직일 때마다 여자� 비명 소리는 더욱 괴롭게 울려 퍼졌다.

루안다 공주는 다시 걸음을 �겼다. 그리고 �다시 조심스럽게 앞으로 한 발짝씩 걸어가기를 �복�며 맥클라우드 왕에게 다가갔다. 공주는 눈을 내리깔고 맥클라우드 왕� 살피며 말뚝을 박을만한 곳을 찾�다. 다행히도 그는 갑�을 벗고 얇은 셔츠 ��만을 걸친 상태로 지금은 � 몸이 땀에 젖어있었다. 맥클라우드 왕� 땀냄새가 루안다 공주� 코끝을 찌르자 공주는 얼굴을 찌푸렸다. 갑�을 벗은 건 맥클라우드 왕� 실��다. 공주는 이것이 그� 마지막 실�로 남을 거라 생각했다. 공주는 훤히 드러난 그� 등에 말뚝을 내리꽂을 심산으로 두 손으로 말뚝을 높이 �켜들었다.

맥클라우드 왕� 괴성이 절정에 이름과 동시에 공주는 양 손으로 있는 �껏 말뚝을 더욱 높이 들어�렸다. 공주는 이 순간 이후 벌어질 모든 변화에 대해 생각했다. 맥클라우드 왕은 극악무도한 철권통�를 내려놓고, 공주� 백성들은 더 이상� 침략을 겪지 않게 된다. 공주� 남편은 왕권을 이어받아 맥클라우드 왕� 뒤를 이를 것이고 마침내 모든 것이 안정을 찾게 된다.

그러� 루안다 공주는 겁에 질려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지금 당장 말뚝을 내리꽂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

공주는 숨을 참고 마지막 발걸음을 �겼다. 양 손으로 머리위로 높이 든 말뚝을 단숨에 무름을 구부리고 사력을 다해 있는 �껏 맥클라우드 왕� 등을 향해 내리 꽂�다.

그러� �상�도 못했� 일이 벌어졌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져 공주는 아무런 대비도 할 � 없었다. 말뚝이 맥클라우드 왕� 등에 꽂히려� 순간 맥클라우드 왕은 몸을 굴려 자리를 피했다. 거구� 맥클라우드 왕은 공주가 �상했� 것보다 훨씬 민첩했다. 맥클라우드 왕이 �으로 굴러 자리를 피�는 바람에 그 밑에 있�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 공주가 말뚝을 거두기엔 이미 너무 늦은 순간이었다.

공주는 그대로 말뚝을 내리 꽂�고, 끔찍�게도 여자� 가슴을 그대로 뚫었다.

말뚝이 박힌 여자는 그대로 위로 몸을 세우며 부들부들 떨었다. 루안다 공주는 말뚝이 여자� 살을 깊게 파고들어 심장에 찔리는 감촉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여자� 입에서 피가 쏟아져 �왔고 여자는 배신감을 느낀 듯한 눈빛으로 루안다 공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마침내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다시 누워 싸�한 시체가 됐다.

루안다 공주는 그 자리에 꼼짝없이 무릎을 꿇고 굳은 채 앉아있었다. 방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도저히 믿을 �가 없었다. 상황을 채 파악�기도 전에, 맥클라우드 왕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미� 생각�기도 전에, 한쪽 볼에 심한 고통을 느껴졌다. 공주는 �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지면서 그제서야 공주는 맥클라우드 왕이 자신�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걸 느꼈다. 공주는 세찬 주먹 한 방에 바닥으로 날아가 쓰러졌다. 맥클라우드 왕은 마� 공주� 모든 움직임을 �상한 것 같�다. 그는 공주가 말뚝을 들고 다가�는 걸 모른 척 연기했다. 맥클라우드 왕은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주�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공주를 함정에 빠트려 여자를 죽이게 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공주에게 살인� 죄책감을 씌워줄 �밀한 계산을 미리 �고 있었다.

눈 앞� 모든 상황이 깜깜해지기 전에, 루안다 공주는 희미�게 맥클라우드 왕� 얼굴을 살짝 보�다. 그는 입을 벌리고 공주를 내려보며 크게 웃고 있었다. 숨소리는 들짐승�럼 거칠었다. 맥클라우드 왕� 커다란 부츠가 공주� 얼굴을 뭉개기 직전 공주가 들은 마지막 맥클라우드 왕� 목소리는 짐승�럼 거칠었다.

“내 �고를 덜어줬군.” 맥클라우드 왕이 말했다. “이 여자랑은 재미를 다 봤거든.”




제 2장


그웬돌린 공주는 왕실� 구불구불한 뒷길을 달렸다. 왕실로부터 멀어지는 그녀� 두 볼 위로 눈물이 �러내렸다. 공주는 최대한 개리스 왕으로부터 멀리 달아�기 위해 애썼다. 개리스 왕과� 대면 이후, 펄스� ��을 목격한 이후, 개리스 왕� �박을 들은 이후 공주� 심장은 계속해서 요동쳤다. 공주는 간절한 마음으로 개리스 왕� 말 속에 담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내기 위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러� 사악한 개리스 왕� 논간 속에서, 진실과 거짓은 서로 얽히고 설켜 진실이 무엇인지 간파�기 �들었다. 그는 공주를 겁주려�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가 한 모든 말이 사실일까?

목이 매달린 펄스� 시체를 목격한 그웬돌린 공주는 어쩌면 이번에는 개리스 왕� 모든 말이 사실일거라는 생각을 할 �밖에 없었다. 어쩌면 고드프리 왕자가 정말로 독약을 마셨고, 어쩌면 정말로 공주가 �인 ��인 네바런스 족에게 팔려갈 �도 있었고, 어쩌면 정말로 지금 이 순간 토르가 매복을 당�고 있을 �도 있는 노릇이었다. 이 모든 생각들로 공주는 몸서리가 났다.

달리는 내내 속�무책이었다. 그러�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만 했다. 이미 멀리 떠난 토르에게까지 달려갈 �는 없었지만, 적어도 고드프리 왕자를 찾아 정말 독약을 마셨는지, 살아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웬돌린 공주는 무질서�고 지저분한 왕실� 뒷길을 달리며 다시 이곳을 찾는 자신� 모습에 놀라지 않을 �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 공주는 다시는 이런 곳에 발을 디딜 일이 없을 거라 다짐했� 기억이 떠�랐다. 그러� 만약 고드프리 왕자가 음독을 했다면 분명 술집에서 사건이 벌어졌음이 분명했다. 그곳이 아니라면 어디서 그런 일을 당한단 말인가?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가 다시 술집을 찾은 데 화가 났다. 그가 경계를 늦추고 방심한 데 화가 났다. 그러� 그런 마음보다는 그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이 더욱 컸다. 근�에 들어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와 사이가 더욱 각별했고, 아버지를 잃은 지금, 고드프리 왕자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공주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 공허했다. 공주는 �한 위�에 �한 고드프리 왕자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공주는 공포에 젖은 상태로 길을 달렸다. 공주가 공포를 느낀 까닭은 길가에 널린 주정뱅이들이� 건달들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도, 공주� �빠, 개리스 왕이 공주가 느끼는 두려움� 대상이었다. 마지막으로 본 그� 모습은 악마 같�다. 공주는 개리스 왕� 얼굴과, 눈빛을 마음 속에서 지울 �가 없었다. 검은 눈빛과 얼굴에는 ��이 없었다. 무언가에 씌인 것 같�다. 개리스 왕이 아버지� 왕좌에 앉아있는 모습이 더욱 그� 악마 같은 모습을 실감케 했다. 공주는 개리스 왕� 앙갚음이 두려웠다. 어쩌면 그는 정말로 공주를 �인 ��와 �인시킬 계획을 세웠는지도 몰랐다. 공주는 결코 그런 일을 용납할 � 없었다. �는 어쩌면 그가 공주를 방심�게 만들어 이번에는 정말로 공주를 암살시키려는 �도일 �도 있었다. 길을 달리며 공주는 주변을 경계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낯설고 적대적으로 보�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개리스 왕이 보낸 적으로 보�다. 공주는 점점 큰 피해망상에 사로잡�다.

골목길을 도는 순간 술 취한 늙은 남자와 부딪히는 바람에 공주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깜짝 놀라 �도� 않게 크게 비명을 질렀다. 공주는 바짝 긴장한 상태�다. 잠시 뒤에야 공주는 그가 개리스 왕이 보낸 암살자가 아닌, 그저 술 취한 조심성 없는 행인이라는 걸 깨달�다. 공주는 가� 길을 재촉�며 고개를 돌려 뒤를 살폈다. 술 취한 노인은 사과할 정신도 없이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이 뒷골목� 무례함이 참기 �들었다. 고드프리 왕자만 아니었다면 공주는 이곳에 � 일이 없었다. 순간 자신을 이런 상황에 밀어 넣은 고드프리 왕자가 미웠다. 왜 고드프리 왕자는 술집에서 벗어날 �가 없는 것인가?

� 다른 골목길을 돌자 찾� 술집이 �타났다. 고드프리 왕자� 단골 술집이었다. 존재를 변명이라도 �듯 기울어진 건물, 조금 열려있는 입구에서는 술 취한 주정뱅이들이 쏟아져 �왔다. 공주는 지체�지 않고 서�러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술집 안에서 시야를 확보�기까지 약간� 시간이 �렀다. 술집 안으로 들어서자 술 냄새와 취객들� 땀 냄새가 풍겼고, 공주� 등장에 술집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술집 안을 꽉 채운 취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공주를 보곤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왕족� 귀한 신분인 공주가 고급스러운 �을 차려 입고 �년간 청소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듯한 술집 안에 들어서 있었다.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 술 친구, 배가 ��고 키가 큰 아코드에게 다가갔다.

“�빠는 어디 있지?” 공주가 물었다.

� 흥에 취해 천박한 농담을 뱉고 스스로 만족해�� 아코드가 맥없이 고개를 젖는 모습에 공주는 흠칫 놀라지 않을 � 없었다.

“아주 안 좋아요, 공주�.” 아코드가 침울�게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공주가 요동�는 심장을 달�며 대답을 재촉했다.

“ 술을 �못 마셨어요.” 고드프리 왕자� � 다른 술친구, 키가 크고 마른 펄톤이 대답했다. “어제 밤에 쓰러졌어요. 아직까지 일어�지 못�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거지?” 공주는 넋이 �간 듯 아코드� 팔목을 쥐고 물었다.

“간신이요.” 아코드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 “�겹게 숨이 끊어져가고 있어요. 약 한 시간 전에 말을 멈췄어요.”

“어디 있는데?” 공주가 다그쳤다.

“뒤쪽에 있어요, 아가씨.” 술집 주인이 침울해 보이는 표정으로 바에 기대 술잔을 닦으며 대답했다. “왕자�을 어떻게 �리할지 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할 거에요. 저는 제 사업체에 시체가 �� 머무는 건 원� 않거든요.”

술집 주인� 말에 단단히 화가 난 공주는 단검을 꺼내 칼끝을 술집 주인� 목에 겨눴다.

깜짝 놀란 술집 주인은 침을 꿀꺽 삼켰고, 술집 안은 순식간에 적막에 싸�다.

“첫 번째로,” 공주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사업체가 아니야. 그저 술이� 파는 곳이지. 그리고 왕족에게 다시 한번 그런 식으로 무례�게 말한다면 병사들을 대동해 이곳을 밀어버릴 거야. 내게 공주라는 칭�를 붙여 말�도록.”

공주는 자신�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 자신� 이러한 대담함이 어디서 ��는지 공주 스스로도 알 � 없었다.

술집 주인은 다시 한번 침을 삼켰다.

“공주�.” 술집 주인이 공주에게 �를 갖췄다.

그웬 공주는 여전히 단검을 겨누고 있었다.

“두 번째로, 내 �빠는 죽지 않아, 더군다� 이런 곳에서는 더더욱. �빠� 시체는 이곳을 찾는 그 어떤 살아있는 자� ��보다 너� 사업체에 �광으로 남을 거야. 그리고 만약 �빠가 죽는다면, 네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야.”

“그렇지만 전 아무것도 �못한 게 없습니다, 공주�.” 술집 주인이 애원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술을 줬습니다!”

“누군가가 분명 독을 탄 걸 거에요.” 아코드가 설명했다.

“누군지는 알 �가 없어요.” 펄톤이 거들었다.

그웬 공주는 천천히 단검을 내렸다.

“�빠에게 안내해, 당장!” 공주가 명령을 내렸다.

술집 주인은 겸손�게 고개를 숙이고는 바 뒤에 있는 � 문으로 서�러 들어갔다. 공주가 그� 뒤를 따랐고 아코드와 펄톤도 공주를 따라갔다.

공주는 술집� 뒷문으로 안내됐다. 그곳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주도 모르게 헉 �고 놀랄 �밖에 없었다. 공주� 눈에는 바닥에 곧게 누워있는 고드프리 왕자가 보�다. 고드프리 왕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창백한 안색을 �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개리스 왕�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

공주는 서�러 고드프리 왕자 곁에 다가갔다. 고드프리 왕자를 잡은 공주� 손끝에 차갑고 축축한 촉감이 전해졌다. 왕자는 아무런 �응도 없었다. 바닥에 머리를 대로 누운 왕자� 이마 위로 기름진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그러� 공주는 미약�게�마 왕자� 맥이 뛰는 걸 느낄 � 있었다. 여전히 맥이 뛰고 있었다. 공주는 �한 고드프리 왕자가 숨을 쉴 때마다 부푸는 그� 가슴을 살폈다. 아직 살아있었다.

순간 차�르는 분노를 감출 �가 없었다.

“어떻게 �빠를 이렇게 방�해� �가 있지?” 공주가 술집 주인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왕족인 내 �빠가 죽어가는데 바닥에 개�럼 버려 논거야?”

잔뜩 긴장한 술집 주인이 침을 삼켰다.

“그럼 제가 � 할 � 있겠습니까, 공주�?” 술집 주인이 우물쭈물�며 대답했다. “여긴 병원이 아닙니다. 다들 왕자�이 죽었다고 했습니다. 그�서—”

“�빤 죽지 않�어!” 공주가 소리쳤다. “그리고 당신들 두 사람.” 공주가 아코드와 펄톤을 보며 소리쳤다. “당신들이 무슨 친구야? �빠라면 너희들을 이렇게 내버려 뒀을까?”

아코드와 펄톤은 서로 마주보며 시선을 교�했다.

“용서해 주세요.” 아코드가 용서를 구했다. “어젯밤 �원이 와서 왕자�을 살펴보곤 왕자�이 죽어간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제 시간이 �러 죽기만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무언가 할 �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제 밤 내내 왕자� 곁을 지켰습니다, 공주�.” 펄톤이 설명했다. “왕자� 곁을 지켰어요. 저희는 잠시 슬픔을 지우려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공주�이 �신 거에요, 그리고—”

여전히 분노에 젖은 그웬 공주는 몸을 일으켜 두 사람� 손에 쥐어진 술잔을 뺏어 멀리 바닥에 내팽개쳤다. 바닥 위로 술이 흥건히 스며들었다. 아코드와 펄톤은 흠칫 놀라 서로를 바라봤다.

“각자 �빠를 한쪽에서 들어.” 공주가 차가운 어조로 명령했다. 공주는 스스로에게서 새로운 �이 솟아�는 걸 느꼈다. “여기서부터 �빠를 들어 �겨. �를 따라 왕실 �원� 집으로 따라와. �빠는 제대로 �료를 받을 거고, 돌팔이 같은 �원� 진단에 맞춰 죽을 때까지 그저 방��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당신.” 공주가 술집 주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빠가 회복�고 다시 이곳을 찾�을 때, 만약 내 �빠에게 술을 판다면, 널 지� 감�에 죽을 때까지 가둬 � 거야.”

술집 주인은 공주에게 고개를 숙�다.

“이제 움직여!” 공주가 소리쳤다.

아코드와 펄톤은 서�러 움직�다. 공주는 지체 없이 그곳에서 �왔고 공주� 뒤로 아코드와 펄톤이 고드프리 왕자를 부축해 공주� 뒤를 따라 술집 밖으로 �섰다.

공주 일행은 서�러 왕실� 뒷길을 따라 왕실� �원 집으로 향했다. 공주는 쉬지 않고 마음속으로 너무 늦지만은 않�기를 간절�게 빌고 � 빌었다.




제 3장


토르는 말을 타고 흙먼지가 일어�는 왕궁� 외각을 달렸다. 리스 왕자, �코너, �덴, 쌍둥이들이 토르 �에서 함� 말을 타고 달렸고 크론 �한 토르 �을 따라 달렸다. 토르 일행은 캔드릭 왕자, 콜크 사령관, 브롬 총사령관, 부대원들 및 실버 전사들과 함��다. 막강한 군대는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에 맞서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모두가 ��� 움직임으로 도시를 구�기 위해 달렸고 말을 달리는 소리가 마� 천둥 번개�럼 찌렁거리며 귀를 먹먹�게 했다. 맥길 왕가� 군대는 �루 종일 쉬지 않고 달렸고 어느새 두 번째 태양이 길게 �어져 있었다. 토르는 자신이 이 훌륭한 군대� 일원으로서 함� 한다는 사실이, 생애 첫 군사 임무를 �행한다는 사실이 실감�지 않�다. 이제야말로 왕� 부대� 일원으로서 정식으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사실, 왕� 부대� 모든 부대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지원 부대로 합�한 상황이었다. 토르와 토르� 친구들도 모두 그 대열에 함�했다. 왕� 부대 부대원들은 �천만 명� 맥길 왕가� 군사들 중 일부에 불과했다. 그리고 토르는 생애 �음으로 자신이 무언가 대단한 조직� 일원이 된 듯한 소속감을 느꼈다.

토르는 �한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다.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라고 생각됐다. 맥길 왕국� 백성들은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에 점령당했고, 이로써 맥길 왕가� 군대는 백성들을 끔직한 운명에서 해방시켜야 할 임무를 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재 토르가 속한 군대에게 주어진 임무� 중대함이 생생�게 전해질 � 밖에 없었다. 덕분에 토르에게는 지금 이 순간순간이 더욱 생생�게 느껴졌다.

엄청난 기량을 자랑�는 군대� 일원이라는 사실에 토르는 안정감을 느꼈다. 그러� 한편으로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토르가 속한 군대는 진정한 전사들로 구성된 군대�다. 이는 곧 이들 전사들이 그들�럼 최정� 군사들이 있는 군대에 맞서게 된다는 것을 �미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곧 토르는 �많은 전쟁을 �른 진정한 군대와 맞서게 �는 것이다. 즉, 생사� 기로에 놓인 전쟁을 앞두고 있는 것이었다. 그 전쟁은 지금까지 맞닥뜨린 훈련과는 차원이 다른 �미� 전쟁이었다. 토르는 말을 타고 달리는 와중에 손을 뻗어 새총과 새로 받은 검을 더듬으며 다시 한번 마음� 위안을 얻었다. �시 ��이 지�기 전, 검이 적군� 피로 물들게 될지 �문이 들었다. �는 자신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맥길 왕가� 군대는 커다란 함성을 질렀다. 그들� 기합 소리는 말들이 달리는 소리를 크게 압도했다. 구부러진 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포위된 도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도시 위로 시커먼 연기가 �� 위로 솟아 �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맥길 왕가� 군대는 더욱 박차를 가해 말을 달려 전진했다. 토르 �한 말을 더욱 세게 달리며 다른 부대원들과 함� 속도를 냈다. 전사들은 일제히 검을 꺼내 들고 무기를 손에 쥐고는 죽을 각�로 포위된 도시를 향해 질주했다.

거대한 군대 안에서 토르는 소규모 그룹으로 분리됐다. 토르와 토르� 친구들은 안면이 없는 다른 부대원들과 함� 분리�어 총 10명이 함� 했다. 해당 그룹에는 근위대 상급지�관인 포그 지�관이 속해있었다. 그는 큰 키에 마르고 강단 있는 체격을 지녔으며 피부는 곰보 자국이 가득했고 아주 짧은 회색 빛 머리카락에 눈동자가 어둡고 눈이 깊숙이 꺼져있는 인물이었다. 맥길 왕가� 군대는 그렇게 소 규모로 분리�어 다 갈�로 이동했다.

“이 그룹은 �를 따르라!” 포그 지�관이 지�봉으로 토르와 토르 일행들에게 손짓�며 자신을 따라 무리에서 벗어�도록 명령했다.

토르가 속한 그룹은 그� 명령에 따라 그� 뒤로 줄을 서서 대규모 군대에서 분리�어 �왔다. 토르는 뒤를 돌아 봤다. 토르가 속한 그룹은 다른 그룹들에 비해 보다 멀리 떨어져 움직이고 있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문이 들 무렵 포그 지�관이 소리쳤다.

“우리는 맥클라우드 군대� 측면을 공격할 것이다!”

토르와 일행들은 말을 타고 전진�며 기대와 걱정이 섞인 눈빛을 교�했다. 이들 일행은 시야에서 더 이상 대규모 군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측면으로 계속 달렸다.

머지 않아 이들 앞에 새로운 길이 펼쳐졌고, 더 이상 도시� 모습이 보이지 않�다. 토르는 경계를 늦추지 않�다. 그러� 그 어디에서도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는 보이지 않�다.

마침내 포그 지�관은 �을 멈춰 세우고 �풀이 우거진 작은 언덕 앞에서 가� 길을 멈췄다. 토르와 �머지 일행들도 그를 따라 모두 말을 멈춰 세웠다.

토르와 일행들은 포그 지�관이 갑자기 멈춰선 �문을 몰라 서로�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대기한다, 그것이 우리� 임무다.” 포그 지�관이 설명했다. “너희들은 아직 어린 병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너희들을 전쟁에 직접 투입�지 않으려 한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이곳에 �는 일은 드물다. 따라서 이곳에서 대기�면 너희들은 안전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이곳을 샅샅이 탐색�라. 바로 움직여라!”

포그 지�관은 말을 발로 차며 언덕 위로 향했다. 토르와 일행들도 지�관을 따라 말을 달렸다. 그렇게 토르가 속한 작은 그룹은 먼지가 일어�는 들판을 달렸다. 주변에는 다른 병사들이� 적군들� 모습이 ��도 보이지 않�다. 토르는 전쟁에 참여�는 그룹에서 열외 된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 왜 부대원들은 이렇게 보�를 받아야 �는 것인가?

앞으로 계속해서 말을 달릴�록, 토르는 이상한 기분을 감출 �가 없었다. 무슨 기분인지 정확히 알 �는 없었지만, 그� 육감이 무언가가 �못됐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언덕� 정상에 �르자, �랫동안 버려진 듯한 유적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높고 얇은 탑이 �� 놓여 있었다. 순간 토르는 마음 어�가에서 뒤를 돌아 상황을 확인해보라는 암시 같은 게 일어났다. 돌아보니, 포그 지�관� 모습이 보�다. 포그 지�관은 �아�게도 그룹과 점점 거리를 두더니 어느새 멀리 멀어져 가고 있었다. 토르는 계속해서 포그 지�관을 유심히 바라봤다. 이내 포그 지�관은 뒤로 돌아 아무런 �고도 없이 왔� 길을 따라 전속력으로 말을 질주해 돌아가기 시작했다.

토르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 �가 없었다. 대체 왜 포그 지�관은 그렇게 서�러 떠난 것인가? 토르� �에서 크론이 칭얼거렸다.

방금 벌어진 일이 여전히 �아한 토르는 일행을 따라 언덕� 정상에 있는 유적지에 다다랐고, 황무지 외에 다른 것을 볼 거란 기대조차 �지 못했다.

그러� 토르가 속한 일행은 유적지 앞에서 급�게 말을 멈춰 세울 � 밖에 없었다. 모두가 일제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얼어붙어버리고 말�다.

그곳에는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 전체가 그들을 마주�고 있었다.

토르 일행은 함정에 빠진 것이었다.




제4 장


그웬돌린 공주는 복잡�게 얽힌 왕실� 거리를 서�러 걸어갔다. 공주� 뒤로 아코드와 펄톤이 고드프리 왕자를 부축�며 따라갔고 공주는 그들 앞에서 인파를 뚫으며 길을 안내했다. 공주는 최대한 빨리 고드프리 왕자를 왕실 �원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고드프리 왕자가 죽게 내버려줄 순 없었다. 이 모든 일을 겪고 �서 이렇게 이런 식으로 죽어버려서는 안 �는 일이었다. 행여라도 고드프리 왕자가 사망�게 된다면 그 소식을 접한 개리스 왕�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지어질 게 뻔히 보�다. 공주는 그런 결과가 절대는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마음먹었다. 조금 더 일찍 고드프리 왕자를 발견�지 못한 게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모퉁이를 돌아 도시� 광장으로 들어섰다. 그러� 광장에는 � 많은 군중들이 모여있어 여느 때보다 북적거렸다. 고개를 위로 �리자 펄스가 보�다. 여전히 밧줄에 목이 매달린 채 모두� 구경거리가 �도록 시체가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공주는 �도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개리스 왕� 극악무도함을 ���는 끔찍한 광경이 아닐 � 없었다. 공주는 그 어디를 가더라도 개리스 왕� 손아귀에서 벗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어제만 해도 펄스와 이야기를 �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공주와 이야기를 �눴� 펄스가 지금은 목에 밧줄이 감긴 채 매달려 있었다. 공주는 자신� 주변을 에워싼 죽음� 그림자를 느꼈다. 그리고 공주에게도 죽음�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다른 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너무 �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선 두려워할 여유가 없었다. 공주는 용기를 내 참� 당한 시신이 매달려 있는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다. 그러� 공주가 발걸음을 재촉�는 순간, �상�도 못�게 검은색 �복을 입은 왕실� 사� 집행인들이 공주� 길을 막아 섰다.

공주는 �음에는 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는 거라 생각했지만, 이내 그들은 공주에게 �를 갖춰 고개를 숙�다.

“공주�” 사� 집행관이 �를 갖춰 말을 걸었다. “저 시체를 어떻게 �리해야 할지 아무런 명도 받지 못했습니다. 저 시체를 제대로 묻어�야 할지 빈민가 시체더미에 버려야 할지 아무런 지시도 받지 못했습니다.”

공주는 가� 길을 멈췄다. 이런 결정을 자신이 내려야 �는 상황에 심기가 불편했다. 공주가 멈춰서는 바람에 아코드와 펄톤 �한 공주 뒤에 가� 길을 멈췄다. 눈부신 태양빛을 받으며 공주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매달려 있는 시체를 바라봤다. 공주는 사� 집행관을 그냥 무시한 채 가� 길을 재촉�려� 참이었다. 그러� 순간, 공주에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공주는 아버지를 위해 정�를 구��고 싶었다.

“저 자를 빈민가 시체더미에 버리거라.” 공주가 대답했다. “아무런 표식도 남기지 말고 제대로 묻지도 말거라. 난 저자가 역사� 기록 속에서 �원히 잊�지길 바란다.”

사� 집행관은 공주� 명을 받고 고개를 끄덕여 �를 갖춰 대답했다. 공주는 정당한 �사라고 생각했다. 어찌됐든 아버지를 진짜로 살해한 건 펄스�기 때문이었다. 비록 이런 ��은 원� 않�지만, 그렇다고 그를 애도할 마음도 전� 없었다. 공주는 순간 아버지� 기운이 느껴졌다. 그 어느 때보다 아버지� 강력한 �이 느껴졌고, 펄스� �리에 평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있네.” 공주가 사� 집행관을 불러 세워 덧붙�다. “지금 당장 시체를 내리게.”

“지금이요, 공주�?” 사령 집행관이 물었다. “그렇지만 폐��서 시체를 무기한으로 매달아두라고 명�셨습니다.”

그웬 공주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당장.” 공주가 대답했다. “이게 폐�� 명령이네.” 공주가 거짓말을 전했다.

공주는 다시 한번 자신� 거짓말이 정당�다고 생각했다. 분명 개리스 왕은 창 밖을 내려다보며 펄스� 시체를 �루에도 몇 번이� 확인할 게 분명했다. 펄스� 시체를 �우면 개리스 왕� 심기가 불편해질 게 자명했다. 이는 곳 개리스 왕에게 모든 일이 자신� 계획대로만 �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리는 공주� 경고이기도 했다.

그웬 공주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할 무렵, 저 멀리서 새� 울음 소리가 들렸다. 공주는 발걸음을 멈추고 저 멀리 높은 ��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에스토펠레스가 있었다. 공주는 한 손을 �려 강렬한 햇빛에 눈가를 가리고 자신이 정말 에스토펠레스를 본 건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공중에서 에스토펠레스가 다시 한번 울부짖으며 날개를 크게 펼쳤다.

순간 공주에게 좋은 생각이 �� 떠�랐다. 공주는 한 손을 뻗고 �파람을 불어 에스토펠레스를 불렀다. 에스토펠레스는 순식간에 �강�여 공주� 손목 위에 안착했다. 에스토펠레스� 무게가 상당했고, 매� 발톱이 공주� 피부를 짓눌렀다.

“토르에게 가보렴.” 공주가 에스토펠레스에세 속삭�다. “전쟁에서 토르를 찾아 토르를 보�해�. 어서 가렴!” 공주가 손을 �� 위로 �리며 소리쳤다.

공주는 에스토펠레스가 날개 짓을 �며 �� 높이 날아�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에스토펠레스가 토르를 지켜주기를 기도했다. 에스토펠레스에게는 무언가 마법 같은 �이 있었다. 특히 토르와 에스토펠레스 사이에는 알 � 없는 교감이 있었기에 공주는에스토펠레스가 든든한 지원군이 �어 줄거라 믿어 �심� 않�다.

공주는 다시 걸음을 재촉해 왕실� �원이 머무는 곳으로 서�러 걸어갔다. 공주 일행은 여러 개� 아�� 문을 통과해 왕실 밖으로 벗어났고 최대한 빨리 이동했다.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가 도움을 손길을 받을 � 있게 생명 끈을 꼭 붙잡고 있길 바랬다.

왕실을 벗어� 작은 언덕을 �를 무렵 어느덧 두 번째 태양이 저물고 있었다. 때마침 왕실 �원이 머무는 집이 시야에 들어왔다. 작은 집이었다. 방은 ��밖에 없었으며 백토로 벽을 발라 마감된 짐이었다. 양 쪽으로 작은 창문이 � 있었고 정면에는 아��� �크�무로 만든 대문이 있었다. 지붕에는 �통 �갖 종�� 약재와 ��색색� 다양한 식물들이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이 마� 작은 �두막이 식물원에서 튀어�� 듯한 모습을 �고 있었다.

공주는 서�러 대문으로 달려가 몇 번이� 문을 두드렸다. �두막� 문이 열렸고 공주 앞에 왕실 �원이 모습이 �타났다.

일레프라. 그녀는 한 평생을 왕실 �원으로 왕족들을 �료했다. 공주는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알고 지냈다. 그럼에도 불구�고 일레프라는 여전히 젊은 모습을 유지�고 있었다. 사실, 공주보다도 조금 성숙해 보일 뿐이었다. 그녀� 피부는 아름답게 윤이 났고, 상냥�고 부드러운 초록빛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녀� 모습은 약 18세 정도� 젊은 여성에 불과해 보�다. 그웬 공주는 일레프라� 실제 �이가 그보다 훨씬 많다는 걸 � 알고 있었다. 그녀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인다는 것을 � 알고 있었다. 일레프라는 �한 공주가 아는 몇 안 �는 매우 명석�고 유능한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공주 일행을 본 일레프라� 시선은 단번에 고드프리 왕자를 향했다. 일레프라는 걱정이 앞선 눈빛으로 상황이 절박�다는 걸 짐작�고 공주를 �기는 일을 생략했다. 일레프라는 서�러 고드프리 왕자에게 다가가 손으로 그� 이마를 짚어 보고는 눈썹을 찌푸렸다.

“안으로 모시세요.” 일레프라가 서�러 고드프리 왕자를 부축해� 아코드와 펄톤에게 말했다. “빨리 서�러 주세요.”

일레프라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대문을 활짝 열었고, 공주 일행은 서�러 안으로 들어갔다. 공주는 일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여 작은 문 안으로 들어가 등 뒤로 문을 닫�다.

집 안이 어두워 시야를 확보�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어린 시절 이곳을 찾�을 때 봤� 그때 그대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고, 따뜻�고, 깨끗�고 다양한 식물과 약초와 �갖 종�� 물약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곳에 왕자�을 눕히세요.” 일레포라가 심각한 어조로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저기 모퉁이에 있는 침대에요. 셔츠와 신발을 벗겨주시고 자리를 좀 비켜주세요.”

아코드와 펄톤은 그녀� 말에 따랐다. 두 사람이 왕자를 눕히고 문 밖으로 �가려� 때 공주는 아코드� 팔을 붙잡�다.

“문 밖에서 망을 봐�.” 공주가 명령했다. “누구든지 고드프리 �빠를 쫓는 자는 아직도 고드프리 �빠를 노리고 있을 거야. �는 �를 노리거�.”

아코드는 고개를 끄덕�고 펄톤과 함� 문 밖으로 �갔다.

“이 상태로 얼마� 있었� 거죠?” 일레프라가 고드프리 왕자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왕자� 손목과 배와 목� 맥을 짚으며 공주를 바라보지도 못�고 다급�게 물었다.

“어젯밤부터야.” 공주가 대답했다.

“어젯밤이라고요!” 일레프라가 따라 외쳤다. 그녀� 목소리엔 걱정과 우려가 가득했다. 일레프라는 �랫동안 말 없이 고드프리 왕자를 진찰했고, 표정은 더욱 어둡게 변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일레프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일레프라는 다시 한번 고드프리 왕자� 이마를 짚고 두 눈을 감은 뒤 아주 �랫동안 숨을 골랐다. �랜 시간 동안 방 안은 깊은 침묵이 �렀고, 그웬 공주는 그런 그녀� 모습이 초초해 더 이상 보고만 있기만 �들었다.

“독약.” 마침내 일레프라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마� 마음으로 고드프리 왕자� 상태를 진단�고 있는 듯 보�다.

그웬 공주는 이번에도 역시 그녀� 능력에 감탄�지 않을 � 없었다. 일레프라는 일평생 병명을 정확�게 짚어내지 못한 일이 없었다. 그녀 �자서 군대가 사람을 구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 목숨을 살려냈다. 그녀� 그런 능력이 학습에 �한 것인지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인지 알 � 없었다. 일레프라� 어머니 �한 �원이었고 그 어머니� 어머니 �한 �원이었다. 그럼에도 일레프라는 모든 시간을 독극물을 연구�고 그에 대한 �유법을 연구�는데 열중했다.

“매우 강력한 독이에요.” 일레프라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흔히 접�지 못�는 독이죠. 아주 귀�고 값비싼 독이에요. 고드프리 왕자�을 해�려 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독을 써야 왕자�을 해칠 � 있는지 분명히 �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왕자�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왕자�은 우리가 생각했� 것보다 강�신 분인가 봐요.”

“아버지� 물려받은 강인함이지.” 그웬 공주가 대답했다. “고드프리 �빠는 강인한 체력을 가졌어. 모든 맥길 왕가� 후손들이 그러�듯, 체력을 타고났지.”

일레프라는 방을 가로질러 �무 판 위에 몇몇 약초를 �려두고 섞기 시작했다. 각각� 약초들을 빻아서 갈아둔고 그곳에 액체를 넣어 �합했다. 그렇게 완성한 약은 녹색� 진득한 연고 같은 모습이었다. 일레프라는 손바닥에 연고를 가득 얹어 서�러 고드프리 왕자에게 다가가 그� 목과 겨드랑이와 이마에 연고를 발랐다. 그리고 �서 다시 방을 가로질러 유리병에 담긴 불은 색, 갈색, 보라색이 �는 액체를 섞기 시작했다. 액체가 서로 섞이면서 연기가 일어났다. 일레프라는 �합한 액체에 �무 숟가락을 넣어 �랫동안 저은 뒤 다시 고드프리 왕자에게 달려가 그� 입술에 액체를 발랐다.

고드프리 왕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일레프라는 한쪽 팔로 고드프리 왕자� 머리를 일으켜 세우고 �합한 액체를 왕자� 입술 사이로 밀어 넣어 입 속에 집어넣었다. 대부분� 액체가 입 �으로 �러�왔지만 그 중 일부는 목구멍 안으로 타고 몸 속에 들어갔다.

일레프라는 왕자� 입 밖으로 �러�� 액체를 닦고 다시 왕자� 입가를 닦�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등을 기대고 한 숨을 쉬었다.

“�빠가 살 � 있겠어?” 공주가 초조�게 물었다.

“아마도요.” 일레프라� 어조가 침울했다. “제가 할 � 있는 건 다 했어요. 그렇지만 충분�지 않아요. 이제 왕자�� 목숨은 왕자�� 운명에 달려 있어요.”

“내가 할 � 있는 게 있을까?” 그웬 공주가 절실�게 물었다.

일레프라는 고개를 돌려 그웬 공주와 눈을 맞췄다.

“왕자�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긴 밤이 될 거에요.”




제 5장


캔드릭 왕자는 ��에서야 진정한 자유� �미를 만끽할 � 있게 됐다. 캔드릭 왕자� 마음 속에는 그 동안 지� 감�에서 지냈� 시간이 떠�랐다. 덕분에 이제는 작은 것 ��까지도 소중히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들었다. 내리쬐는 태양, 머리를 스�는 바람과 같이 바깥 세상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감사했다. 말을 타고 달리며, 주변으로 �러가는 풍경을 느끼며, 다시 실버 전사로 돌아와 다시 무기를 걸�고 동료 전사들과 어깨를 �란히 �고 말을 달리는 이 순간이 마� 대포를 맞은 듯 기존에는 느껴보지 못했� 무모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캔드릭 왕자는 몸을 낮추고 바람을 가르며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 �에는 친한 동료 아트미가 말을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동료 실버 전사들과 함� 싸울 � 있다는 사실에, 이번 전투에 참여할 � 있다는 사실에 감사�지 않을 � 없었다. 그는 맥클라우드 왕가가 점령한 마을을 �찾고 그들에게 침략� 대가를 톡톡히 �르게 �리라 굳게 다짐했다. 캔드릭 왕자는 한 시라도 빨리 피 �리는 전투를 맞을 생각에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는 사실 지금 그가 느끼는 분노와 노여움이 맥클라우드 왕가가 아닌, 자신� 동생 개리스를 향해 있다는 걸 � 알고 있었다. 캔드릭 왕자는 자신을 구금 시킨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아버지� 암살자라는 누명을 씌우고, 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을 연행�고 � ���려 계획했� 개리스 왕을 절대 용서할 � 없었다. 개리스 왕에게 보복을 해야만 했다. 그러� 상황이 여�� 않은 지금, 적어도 �� 당장 보복을 할 � 없기에 캔드릭 왕자는 그 분노를 맥클라우드 왕가에 돌리고 있었다.

캔드릭 왕자는 왕실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로잡을 심산이었다. 자신이 할 � 있는 모든 것을 다해 개리스 왕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여동생 그웬돌린 공주를 새로운 지도자로 세울 생각이었다.

전속력으로 말을 달리다 보니 군대는 어느덧 약탈당한 도시에 가까이 다가갔다. 엄청�게 거대한 검은 연기와 구름이 군대 앞에 펼쳐졌고 탁�고 매운 연기가 캔드릭 왕자� 코를 찔렀다. 이렇게 �참히 짓밟힌 도시를 보고 있자니 캔드릭 왕자는 마음이 아팠다. 만약 아버지�서 살아 계셨다면 절대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만약 개리스가 후계를 잇지 않�다면 절대 일어�지 않을 일이었다. 맥길 왕가와 실버 전사에게 있어 이는 불명�스러운 �점으로 남을 일이었다. 캔드릭 왕자는 백성들과 마을을 구�기에 군대가 너무 늦지 않게 도착했기 만을 간절히 빌었다. 맥클라우드 왕가가 저 곳에 도착한지 �� �지 않�기를, 너무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캔드릭 왕자는 더욱 박차를 가해 다른 전사들보다 앞서 �갔다. 모든 전사들은 엄청난 속도� 벌떼�럼 일제히 도시� 입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모두가 ��� 움직임으로 달렸다. 캔드릭 왕자는 맥클라우드 군대와 맞서기 위해 검을 뽑아 들고 도시 안으로 진입�며 크게 기합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다른 전사들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전쟁에 대비했다.

그러� 먼지가 가득한 도시 안으로 진입한 캔드릭 왕자는 눈 앞� 광경에 당황할 �밖에 없었다. 도시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으로는 �통 침략이 벌어진 후 남은 잔재들뿐이었다. 망가진 도시와, 이곳 저곳에서 일어난 불과 붕괴된 집들과 쌓여있는 시체와 바닥에 널브러진 여인들� 모습뿐이었다. 가축들은 도살 당했고 벽마다 핏자국이 선명했다. 어마어마한 대학살� �장이었다. 맥클라우드 왕가는 이곳� 선량한고 무고한 백성들을 모두 비참이 유린했다. 눈 앞� 광경에 도저히 분노를 금할 길이 없었다. 왕자는 맥클라우드 왕가� 비겁한 행동에 화가 �밀었다.

그러� 그 중에서도 캔드릭 왕자를 �아�게 만든 건 그 어디에서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해할 �가 없었다. 마� 전 군대가 �도적으로 자리를 피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마� 맥길 왕가� 군대가 이곳에 �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 눈��다. 여전히 곳곳에서 일어�는 불길을 보아�니 맥클라우드 왕가에서 일부러 맥길 왕가� 군대를 유인�기 위해 불을 피우고 달아난 게 분명했다.

이렇게 유인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캔드릭 왕자는 고심했다. 왜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는 맥길 왕가� 군대를 이곳으로 유인했는지 이유를 알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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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드릭 왕자는 신속히 주변을 �러보며 �시 사라진 병사들이 없는지, �시 다른 곳으로 유인 당한 병사들은 없는지 빠르게 살폈다. 캔드릭 왕자는 이 모든 것이 자신� 병사들을 따로 유인해 그들을 매복�기 위한 계략이었다는 생각이 빠르게 들었다. 왕자는 샅샅이 곳곳을 살피며 어느 병사들이 사라졌는지 가늠했다.

그리고 순간 캔드릭 왕자�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쳤다. 한 사람이 보이지 않�다. 왕자� 후견부대원.

토르.




제6장


언덕� 정상에서 말에 앉아 있는 토르� 곁에는 부대원 친구들과 크론이 함� 있었다. 토르는 눈 앞에 펼쳐진 믿지 못할 광경을 바라봤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엄청난 병력�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말을 타고 토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르 일행은 그렇게 함정에 빠졌다. 포그 지�관이 분명 목적을 가지고 이들을 이곳으로 인도한 게 분명했다. 그가 이들을 배신한 것이었다. 그러� 도대체 왜 그랬단 말인가?

토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 앞에 닥친 죽음� 위기를 바라봤다.

맥클라우드 왕가� 병사들이 크게 함성을 지르며 토르 일행을 향해 돌진�고 있었다. 그들은 불과 몇 백 미터 거리에서 대기�고 있었고 부대원들이 정상에 �르자 빠르게 접근했다. 재빨리 뒤를 돌아 봤지만, 토르 일행을 지원해줄 병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다.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토르는 이곳에서 마지막을 장식�는 것 외엔 다른 선택� 여지가 없다는 걸 깨달�다. 이 작은 언덕에서, �랫동안 버려진 유적지가 있는 이 곳이 바로 토르가 죽을 자리�다. 토르 일행에게 승산은 없었다. 토르와 부대원들이 저 많은 맥클라우드 왕가� 병력을 무찌를 방법이라는 게 존재할 리가 만무했다. 어차피 죽을 바에는 진정한 전사로서 정�롭게 싸우다 죽고 싶었다. 왕� 부대에서 훈련을 �며 명�로운 죽음이란 무엇인지 확실�게 깨우친 토르�다. 도망가는 건 있을 � 없는 일이었다. 눈 앞에 닥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 밖에 없었다.

토르는 고개를 돌려 부대원 친구들� 얼굴을 살폈다. 그들 �한 토르�럼 공포에 질려 창백한 얼굴이었다. 그들도 토르와 �같이 죽음을 �상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고 모두가 용감�게 죽음에 맞서기로 한 모습이었다. 토르 일행이 탄 말들이 겁에 질려 이리저리 움직�지만 부대원들은 그 누구도 주춤�지 않고 자신� 자리를 지켰고 그 누구도 도망가려 �지 않�다. 부대원들은 ��� 공동체�다. 친구 그 이상이었다. 백일 훈련을 함� 받으며 토르와 친구들은 어느덧 �제애로 뭉�게 됐다. 부대원들 모두가 서로� 곁을 지켰다. 모두가 자신� 명�를 지키겠다는 맹세를 마친 부대원들이었다. 그리고 부대원들에게는 비루�게 목숨을 구�는 것보다 명�가 더 중요했다.

“친구들이여, 우리 앞에 전쟁이 펼쳐질 거야.”리스 왕자가 천천히 말을 뱉으며 검을 꺼내 들었다.

토르는 허리춤에서 새총을 꺼냈다.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가 근접�기 전 최대한 많은 적군들을 쓰러뜨리기 위함이었다. �코너는 짧은 창을 꺼냈고 �덴은 투창을, �발은 헤머를, �벤은 창살을 꺼냈다. 토르와 안면이 없는 다른 부대원들도 각각 검과 방패를 꺼내 전투에 대비했다.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토르 �한 두려움을 느꼈다. 천둥번개 같은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을 찌르는 듯한 맥클라우드 왕가� 병사들� 기합소리가 울리자 마� 엄청난 천둥이 토르 일행을 향해 달려드는 것 같�다. 적에게 맞설 전략이 필요했다. 그러� 병법이라곤 아는 게 없었다.

토르� 곁에 있� 크론이 으르렁거렸다. 그런 크론� 모습에 토르는 깊은 �감을 받�다. 크론은 지금껏 위기 앞에서 한번도 도망가거�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히려 크론은 털을 잔뜩 세우고 으르렁거리며 �자서 모든 병사들을 상대할 기세로 점점 앞으로 �가고 있었다. 토르는 크론이야말로 진정한 전쟁� �력자라는 걸 새삼 깨달�다.

“다른 병사들이 우릴 지원�러 와줄까?” �코너가 물었다.

“제 시간에 �긴 �들 거야.” �덴이 대답했다. “포그 지�관이 우릴 함정에 빠뜨렸어.”

“그렇지만 왜 그런 거지?” 리스 왕자가 물었다.

“� 모르겠어요.” 토르가 말을 타고 앞으로 �서며 대답했다. “그렇지만 그가 그런 이유가 저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가 없어요. 누군가 제가 죽길 바라는 것 같아요.”

부대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토르를 바라봤다.

“왜?” 리스 왕자가 물었다.

토르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토르 �한 알 �가 없었다. 그럼에도 토르는 이 모든 것이 선대 맥길 왕� 암살과 관련된 왕실� 음모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눈�채고 있었다. 가장 �심이 가는 인물은 개리스 왕이었다. 아마도 그가 토르를 위� 인물이라 판단한 듯 보�다.

토르는 부대원 친구들까지 위�에 빠뜨리게 한 사실에 큰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 지금 토르가 할 �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만 이곳에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릴 �는 없었다. �히려 가장 먼저 선제 공격에 �서 적들� 시선을 교란해 �머지 부대원들이 도망갈 �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싶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겁먹지 않고 명�롭게 죽음을 맞이�고 싶었다.

속으론 많이 떨었지만 겉으론 태연�게 보이려 최대한 애를 썼다. 토르는 부대원들을 두고 더욱 앞으로 전진�며 달려�가 토르 일행을 향해 달려�는 병사들을 향해 달렸다. 토르 �에는 크론이 바짝 붙어 달렸다.

토르� 뒤에서 부대원들� 기합소리가 들렸다. 모든 부대원 일행이 전속력으로 질주해 토르 뒤를 바짝 쫓으며 전진했다. 부대원 일행은 토르와 불과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모두가 기합 소리를 질러대며 전속력으로 전쟁을 향해 달렸다. 토르는 계속해서 선두에서 달려�갔고, 부대원들� 지원이 든든�게 느껴졌다.

토르� 맞은편에는 맥클라우드 왕가� 선발대 병사들이 전속력으로 토르에게 돌진�고 있었다. 약 50여명 정도 돼 보�다. 100미터 정도� 거리에서 빠르게 토르를 향해 달려왔다. 토르는 새총을 꺼내 돌을 장착�고 목표물을 정해 신속�게 날렸다. 토르� 목표물은 가장 리더로 보이는 듯한 큰 체구� 은색 흉갑을 두른 병사�다. 토르는 목표물을 정확�게 맞췄다. 토르는 새총으로 상대편 병사� 갑� 바로 위로 드러난 목 부분을 맞췄고 가장 선두에서 달려�� 병사는 말에서 떨어져 바닥 위를 굴렀다.

그가 떨어지는 동시에 그� 말도 함� 바닥에 굴렀고 그 바람에 그� 뒤에서 달려�� �십 명� 병사들이 타고 있� 말이 서로� 발에 걸려 서로 부딪히며 다 함� 한데 엉켜 땅 위를 �뒹굴었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어떻게 손을 쓰기도 전에 토르는 다시 한번 새총을 장착해 목표물을 향해 날렸다. 이번에도 한�� 빈틈도 없는 명중이었다. 토르는 � 다른 리더로 보이는 병사� 관자놀이를 정확�게 조준했고 새총에 맞은 병사가 쓰러지며 그 뒤를 따르� �머지 병사들도 도미노�럼 일제히 말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선두로 �선 토르� 뒤에서 상대편 병사들을 향해 투창과 창이 날아갔고 이후 해머와 창살이 날아갔다. 토르는 뒤에서 달려�는 부대원들이 적군을 향해 함� 공격해주며 토르를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 있었다. 부대원들은 모두 결�가 대단해 보�다. 부대원들이 �진 무기는 맥클라우드 왕가� 병사들을 맞�고 몇몇 병사들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며 그들 뒤에서 전속력으로 질주�� 다른 병사들마저 그들에게 길이 막� 제각각 말에서 떨어졌다. 그 덕분에 눈 앞에는 엄청난 먼지 바람이 일어났다.

그러� 맥클라우드 왕가� 군대는 막강�기 그지 없었다. 이번엔 그들이 �격에 �섰다. 토르와 적군과� 거리가 30미터 정도로 좁�졌을 무렵 맥클라우드 왕가� 병사들은 토르를 향해 갖가지 무기를 �지며 공격에 �섰다. 해머가 날아�자 토르는 고개를 숙�다. 다행히 찰�� 순간에 해머가 토르� �른 쪽 볼을 아슬아슬�게 비켜 지�갔고, 윙 �는 소리가 바로 그� 귓가를 세게 스�며 지�갔다. 눈앞에서 날아�는 창을 피해 토르는 신속히 몸을 숙�다. 창 끝이 갑�을 조금 뜯고 지�갔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창살이 토르�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자 토르는 방패를 들어�려 날아�는 창살을 막�다. 창살이 그대로 방패에 박�고 토르는 방패를 내리고 손을 뻗어 방패에서 창살을 뜯어 다시 적군에게 창살을 날렸다. 토르가 �진 창살은 적군� 갑�을 뚫고 그대로 가슴에 박�다. 창살을 맞은 적군은 소리를 지르며 말에서 떨어져 그대로 즉사했다.

토르는 계속해서 앞으로 �아갔고 죽을 각�와 함� 적군� 어마어마한 병력 속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토르는 어마어마한 기합 소리와 함� 검을 빼 들어 크게 함성을 질렀다. 토르� 뒤로 부대원 친구들이 함��며 모두가 큰 소리로 죽을 각�를 �듯 크게 함성을 외쳤다.

무기가 부딪히며 울리는 쩌렁쩌렁한 소리와 함�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염이 덥�룩한 거구� 전사가 토르를 향해 달려들어 양 손� 도끼를 공중으로 � 들어�린 뒤 토르� 목을 겨냥�며 �껏 내리쳤다. 토르는 자신을 향해 날아�는 도끼를 피해 허리를 숙이는 동시에 적군� 배를 검으로 베었다. 적군은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떨어졌고 그� 양 손에 쥐어있� 도끼는 공중으로 날아갔다. 공중으로 날아간 도끼는 다른 맥클라우드 병사가 타고 있� 말을 내리 찍었고 그 덕에 말에 타고 있� 병사가 말에서 떨어지며 다른 병사들� 진로를 방해했다.

토르는 계속해서 엄청난 병사들이 포진해있는 적군들� 무리 속을 파고들었다. 눈 앞을 막고 있는 �백 명� 병사들을 가르며 그들이 겨누는 칼날과 도끼와 철퇴를 막고 피�며 �격�면서 다시 검으로 적군들을 찌르고 다시 몸을 숙여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앞으로 돌진했다. 그들� �상과는 달리 토르는 너무 민첩�고 너무 날쌨다. 어마어마한 병력� 군대임에도 불구�고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돌진�는 토르를 막아내지 못했다.

토르가 돌진�는 곳곳마다 금속이 부딪히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렸다. 곳곳에서 토르를 향한 강력한 무기들이 날아들었고 토르는 방패를 들어�리고 검을 �두르며 모든 공격을 ���� 막아냈다. 그러� 그 많은 공격을 모두 감당�기엔 무리가 있었다. 적군이 �두른 검이 토르� 어깨를 스쳤다. 피가 �러�왔고 참을 � 없는 고통에 비명이 절로 �왔다. 천만 다행으로 검은 살짝 스쳐 지났을 뿐이었다. 부상은 심�지 않�다. 그 정도 부상에는 끄떡도 없었다. 토르는 계속해서 �격에 �섰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에게 �러싸인 토르는 양 손으로 적군들� 공격을 막아내며 �격했고 부대원들이 토르 편에 서서 함� 공격�자 이내 적군들� �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토르 외에 다른 부대원들을 상대�며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는 더욱 쩌렁쩌렁�게 울렸다. 검과 방패가 부딪히고 창이 말을 찌르고 투창이 적군� 갑�을 뚫으며 곳곳에서 �투가 벌어졌고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대원들은 유리한 지점에 있었다. 민첩함으로 무장한 10명� 소규모 부대원들은 거대한 적군들� 한 가운데 심장부에 위�해 있었다. 정 중앙에 부대원 일행을 놓고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이들을 �러쌓고 있었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막아서는 �국으로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 많은 병력에도 불구�고 한번에 다같이 부대원 일행을 공격할 �가 없었다. 토르는 한번에 두 명 �는 세 명� 적군들을 상대했다. 적군들이 서로를 막고 있어 그 이상� 공격은 없었다. 토르� 뒤로는 부대원들이 주둔�여 뒤에서 공격�는 적군들을 막아주고 있었다.

한 병사가 토르가 다른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틈을 타 토르� 머리 위로 철퇴를 ��렀지만, 때마침 크론이 으르렁거리며 병사를 공격했다. 크론은 높이 뛰어�라 적군� 팔을 물어 뜯어 사방으로 적군� 피가 흩어졌다. 그 덕분에 적군이 �두른 철퇴는 방향을 잃고 다른 곳으로 향했고 다행히 토르� 머리는 무사할 � 있었다.

정신 없이 싸우다 보니 적군과 맞서고 적군을 베고 사방에서 날아�는 공격을 피해내는 모든 장면이 흐릿�게 느껴졌다. 토르는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총 동원해 공격을 막�고, 다시 �격에 �서고 틈틈이 다른 부대원들을 도우며 동시에 스스로를 방어했다. 본능적으로 그간 습득해 � 모든 훈련 기술을 발�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자신을 �러싼 모든 곳에서 이뤄지는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을 유용�게 사용할 �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기술들이 이미 토르� 몸에 베어 있었다. 왕� 부대는 훌륭�게 부대원들을 훈련시켰다. 어느덧 이 전쟁이 익숙해져 가며 적응해버린 토르�다. 두려움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었지만, 그 두려움에 휩싸이는 대신 스스로� 공포를 자제�고 조종할 � 있었다.

토르는 계속해서 적군과 대결했다. 계속�는 싸움에 서서히 양쪽 팔� 움직임이 무거워졌고 어깨에 통증이 더해졌을 무렵, 콜크 사령관이 전해줬� 말이 귓가에 맴돌�다.

너희들� 적들이 절대 너희들� 방식으로 공격할거라 착각�지 말거라. 그들은 그들� 방식으로 싸운다. 너희에겐 전장이지만 그들에겐 다른 �미일 �도 있다

순간 토르는 작은 키에 어깨가 넓은 적군이 양 손에 돌기가 있는 쇠사슬을 높이 들고 뒤에서 리스 왕자를 향해 돌격�는 모습을 포착했다. 리스 왕자는 상대 적군을 보지 못했다. 순식간에 리스 왕자� 목숨이 날아갈 판국이었다.

토르는 재빨리 말에서 뛰어내려 공중으로 몸을 날렸고 적군이 왕자� 목에 쇠사슬을 감지 직전 서�러 그를 가격했다. 적군은 말과 함� 바닥으로 엎어지며 토르와 함� 바닥을 뒹굴었다. 토르는 그대로 계속해서 바닥 위를 굴러갔다. 토르 주변으로 바람이 �몰아쳤고 곳곳에서 말들이 발을 굴렀다. 토르는 떨어진 적군을 놓지 않고 땅에서 계속 제압했다. 상대편 적군이 엄지를 �켜들고 토르� 눈알을 파내려는 찰�, 토르는 새 울음 소리를 들었다. 이내 어디선가 에스토펠레스가 날아와 적군� 눈을 발톱으로 할퀴었다. 적군은 눈을 감싸며 비명을 질렀고 토르는 순간을 놓�지 않고 팔꿈�로 적군을 가격해 그를 쓰러뜨렸다.

적군을 무찔렀다는 안도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누군가가 토르� 복부를 세차게 가격�는 바람에 토르는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적군 한 명이 양 손에 도끼를 쥐고 토르� 가슴을 향해 �두르고 있었다.

토르는 재빨리 몸을 돌려 피했고 토르를 향해 날아�� 도끼는 아무런 소득 없이 허공을 갈랐다. 죽기 일보직전� 순간이었다.

때마침 크론이 토르를 공격�� 적군에게 달려들었다. 크론은 공중으로 뛰어�라 송곳니로 적군� 팔꿈�를 물었다. 적군은 손을 뻗어 몇 번이� 크론을 세게 내리쳤지만 크론은 꿈쩍도 않고 버티며 깨문 팔꿈�를 절대 놓지 않�고 결국엔 적군� 팔꿈� 살점이 크론과 함� 떨어져 �갔다. 적군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적군은 다시 일어� 크론을 향해 검을 ��렀다. 그러� 토르가 재빨리 �서 방패로 적군� 검을 막아냈다. 방패를 쥔 손에 일어난 엄청난 타격� 충격이 토르� � 몸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크론� 목숨을 살릴 � 있었다. 그러� 방패를 뻗어 크론을 방어한 토르 자신은 무방비 상태�다. 그때 말을 탄 � 다른 병사가 토르에게 달려가 말로 토르를 밟�다. 말발굽에 얼굴을 밟힌 토르는 계속해서 자신� 몸을 짓누르는 말� 발길에 � 몸� 뼈가 부서져 �가는 듯 했다.

곧이어 더 많은 병사들이 말에서 내려 토르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말에서 내려� 건 큰 실��다. 다시 말에 �라탈 �가 있다면 무엇이든지 �고 싶었다. 바닥에 쓰러진 토르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주변을 살폈지만 다른 부대원들도 모두 적군에 맞서느라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부대원들은 점점 기세가 꺾이고 있었다. 토르와 일면이 없� 부대원 한 명이 엄청난 비명을 외쳐댔다. 돌아보니 적군� 칼이 그� 가슴을 꿰뚫었고 칼에 찔린 부대원은 말에서 떨어지며 그대로 사망했다.

일면이 없� � 다른 부대원이 사망한 부대원을 돕기 위해 급히 달려와 부대원을 죽인 병사를 창살로 찔렀다. 그러� 그와 동시에 � 다른 적군이 뒤에서 달려들며 검으로 그� 목을 베는 바람에 해당 부대원은 고통으로 신음�며 말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토르에겐 6명� 적군들이 달려들었다. 한 병사는 검을 들어 토르� 얼굴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토르는 방패를 높이 들어 그� 검을 막�고 그와 동시에 귓가에 금속이 부딪히는 쩌렁쩌렁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러� 순식간에 토르� 측면에서 한 병사가 토르� 손을 발로 차 토르가 쥐고 있� 방패를 멀리 내팽개쳐버렸다.

� 다른 병사는 토르� 손목을 발로 밟아 토르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 �에 있� 병사가 때맞춰 창을 높이 놀려 토르� 가슴을 향해 청을 내리 꽂�다.

토르는 재빨리 몸을 돌렸고 크론이 창을 내리꽂는 병사에게 달려들어 그를 �어뜨렸다. 그러� 다른 병사가 곤봉을 �두르며 크론을 세게 가격�자 크론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대로 쓰러져 아무런 미동도 �지 않�다.

다른 병사가 토르를 향해 달려와 토르� 눈앞에서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삼지창을 들어�렸다. 그러� 토르를 도와줄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병사는 토르�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삼지창을 내리 꽂�다. 토르는 적군에게 붙잡� 바닥에 고정된 체 무방비 상태로 적� 공격을 받아야 했다. 지금 이 순간이 생애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가 없었다.




제7장


그웬 공주는 비좁은 �두막 안에서 고드프리 왕자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두 사람 곁에는 일레프라도 함��다. 공주는 더 이상 견디기가 �들었다. 벌써 � 시간째 이어지는 고드프리 왕자� 신음소리를 들으며 일레프라� 표정이 계속해서 어두워지는 모습을 더 이상은 지켜보기가 버거웠다. 고드프리 왕자� 죽음이 눈앞에 닥친 게 확실했다. 그러� 속�무책인 상황이었다. 공주는 아무런 대비도 못�고 자리만 지킬 뿐이었다. 무언가 할 � 있는 걸 다 해봐야 했다. 그 무엇이라도 상관 없었다.

고드프리 왕자에 대한 걱정과 죄책감이 공주� 마음 속을 가득 메웠고 토르에게도 같은 심정이었다. 공주� 눈 앞에는 토르가 전쟁에 �서며 개리스 왕이 미리 파 놓은 함정에 빠지는 모습을, 그리고 그 속에서 죽음을 맞이�는 모습이 계속해서 떠�랐다. 무슨 �를 써서든 토르를 도와야 했다. 이렇게 앉아만 있는 스스로� 모습을 더 이상 견딜 � 없었다.

공주는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서서 방 밖으로 걸어갔다.

“어디를 가세요?” �랫동안 기도를 �린 탓에 목이 쉰 일레프라가 거친 목소리로 공주에게 물었다.

그웬 공주는 고개를 돌려 일레프라를 바라봤다.

“곧 돌아�게.” 공주가 대답했다. “내가 꼭 해봐야 할 게 있어.”

공주는 �두막� 문을 열고 서�러 밖으로 �갔다. 해가 지는 저녁 노을이 눈이 부셔 공주는 두 눈을 깜빡�다. ��은 붉은 빛과 보라 빛을 뿜으며 저물어갔고 두 번째 태양은 저 멀리 �평선에 걸려 있었다. 문 밖에는 아코드와 펄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공주� 등장에 자리에서 일어� 걱정스런 표정으로 공주를 바라봤다.

“왕자�은 살 � 있�요?” 아코드가 물었다.

“� 모르겠어.” 공주가 대답했다. “여기 계속 있어�. 보초를 서�.”

“어디로 가십니까?” 펄톤이 물었다.

핏빛으로 묽든 듯한 ��과 알 � 없는 신비한 느낌을 전달�는 공기를 마시며 공주는 마음 속으로 한 사람을 떠�렸다. 공주를 도와줄 �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해냈다.

아르곤.

만약 아직까지 그웬 공주가 믿을 � 있는 누군가가 남아 있다면, 토르를 아끼고 선대 맥길 왕에게 충성을 바친 사람이 남아있다면, 공주를 도울 � 있는 �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아르곤이었다.

“특별한 누군가를 찾아봐야겠어.” 공주가 대답했다.

공주는 뒤돌아 황급히 평야를 향해 걸음을 �겼다. 그렇게 공주� 걸음은 점점 빨라져 어느새 아르곤� 거�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꽤 �랜만에 찾아가는 아르곤� 거��다. 어린 시절 한 번 와본 게 전부�지만 공주는 기억을 더듬어 그가 황량�고 �준한 평원 한 가운데 살고 있다는 것을 떠�렸다. 공주는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달렸고 숨이 계속 차�를�록 평야는 점점 �준해졌다. 잔디는 자갈 밭으로 바뀌었고 어느새 자갈 위로 커다란 돌 더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이 휑했다. 달리면 달릴�록 주변 풍경이 으스스�게 변해갔다. 그 모습이 마� 별 위를 걷고 있는 득한 착각을 �게 만들었다.

공주는 마침내 아르곤� �두막에 도착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 �랐지만 공주는 지체�지 않고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리는 문고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 공주는 이곳이 아르곤� 거�라는 걸 알 � 있었다.

“아르곤!” 공주가 외쳤다. “저에요! 맥길 왕� 딸이요! 저를 좀 들여보내주세요! 명령이에요!”

공주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 두드렸지만 아무런 기척도 없이 황량한 바람만 불어댔다.

결국 공주는 참�� 울음을 터트렸다. � 몸이 탈진한 상태�고 아무것도 못�는 무력한 자신� 모습에 속이 상했다. 공주는 더 이상 갈 곳을 잃은 사람�럼 큰 공허함을 느꼈다.

태양이 �� 아�로 자취를 감추며 핏빛으로 붉게 물들었� 노을에 황�이 찾아왔다. 공주는 다시 뒤로 돌아 언덕을 내려갔다. 길을 걸으며 공주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제는 대체 어디로 가야 �는지 그 어느 때보다 절실�게 알고 싶었다.

“부탁 드려요, 아버지.” 공주가 눈을 감고 허공에 소리쳤다. “제게 신�를 보내주세요. 어디로 가야 �는지 알려주세요. 무엇을 해야 �는지 알려주세요. 제발 고드프리 �빠가 저렇게 죽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그리고 토르가 죽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저를 사랑�신다면, 대답해주세요.”

그웬 공주는 다시 침묵했다. 그리고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길을 걸었다. 그러� 순간 마침내 어떠한 �감이 공주� 머릿속에 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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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슬픔� ��는 생사� 기로에 놓인 병마와 싸우고 있는 �자를 위해 기도를 �리러 가는 곳이었다. 그곳은 ��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무로 �러싸인 태초�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레드우드 속 작은 ���다. 사람들은 그곳을 신성한 장소로 섬겼다.

아버지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웬 공주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공주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순간 아버지가 함�라는걸 느꼈다. 공주는 서�러 레드우드를 향해, �무에 �러 쌓인 ��를 향해, 자신� 슬픔을 들어줄 ��를 향해 달렸다.

*

그웬 공주는 슬픔� �� 앞에 무릎을 꿇고 앉�다. 그녀� 무릎 밑 바닥에는 �� 주변을 원�으로 �러싼 솔방울들이 부드럽게 펼쳐져 있었다. 공주� 시선은 고요한 ��에 멈춰 있었다. 지금껏 보안 � �� 중에서 가장 고요한 ���다. 고요한 ��는 그 한가운데에 이제 막 떠�르기 시작한 달빛을 담고 있었다. 원�� ��에는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달 뿐만 아니라 저무는 태양이 함� 드리워져 있었다. 서로 �대 방향으로 뜨고 지는 달과 태양이 ��� �� 안에 머물러 있었다. 공주는 지금 이 순간 �언할 � 없는 신성한 기운을 느꼈다. 마� �루가 저물고 새로운 �루가 시작�는 모습을 보여주는 창과 같�다. 그리고 이렇게 신성한 기운이 펼쳐진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신성한 곳에서, 모든 게 가능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공주는 그렇게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리며 성심 성�껏 간절히 기도했다.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은 공주가 감당�기에 너무 벅찼다. 공주는 그로 인한 고충을 모두 쏟아냈다. 고드프리 왕자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고, 토르를 위해서도 모든 걸 걸고 기도했다. 두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가 없었다. 두 사람을 잃고 �자서 개리스 왕과 맞서야 �는 건 생각도 �기 싫었다. 공주는 �한 �인 ��와 �인을 �리게 된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가 없었다. 공주는 삶이 철저히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을 지울 �가 없었다.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어쩌면 답이 아니라, 삶을 버틸 희망이 필요했다.

맥길 왕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 신, 숲� 신, 산� 신, 바람� 신 등 다양한 신들에게 소원을 빌었다. 그러� 그웬 공주는 그러한 신들을 모두 부정했다. 공주를 토르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왕국� 믿음을 믿지 않는 소�� 사람들 속에 속했다. 공주는 이런 �많은 신이 아닌, 우주 전체를 관장�는 ��� 절대적인 신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 공주는 그 절대적인 신에게 기도를 �렸다.

부탁 드립니다, 신이시여. 공주가 기도를 �렸다. 토르가 제게 돌아�게 해주세요. 전쟁에서 안전�게 돌아�게 해주십시�. 무사히 매복을 피�게 해주십시�. 고드프리 �빠를 살려주세요. 그리고 저를 지켜주세요. 그 누구도 저를 이곳에서 멀리 보내 �인 ��와 결��게 만들게 �지 말아주세요. 무엇이든지 �겠습니다. 제게 신�를 보여주세요. 제게서 무엇을 원�시는지 알려주세요.

그웬 공주는 레드우드� 높이 뻗은 울창한 소�무들 사이로 불어�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공주는 머리 위로 불어�는 바람에 실랑이는 �뭇가지 소리에 귀를 기울�다. 눈 앞에선 소�무� 솔잎들이 바람을 타고 �� 위로 내려 앉�다.

“소원을 빌 때는 신중해야 �네.” 누군가가 공주에게 말을 걸었다.

공주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공주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가 서 있는 모습에 공주는 놀라지 않을 � 없었다. 몹시 놀라긴 했지만 공주� 귀에 익숙한 목소리�다. 공주는 그가 누군지 이내 알아차렸다. ��된 깊은 목소리, �무들보다 ��된 목소리, 이 지구보다 ��된 목소리�다. 목소리� 주인공이 누군지 � 아는 공주는 순간 가슴이 벅차 �랐다.

공주는 흰색 망토와 망토에 붙어있는 후드를 눌러쓰고 곁에 서 있는 그를 바라봤다. 그� 두 눈은 마� 공주� ��을 뚫을 듯한 기세로 이글거리며 공주를 마주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고 지팡이� 끝은 지는 태양과 떠�르는 달을 향�고 있었다.

이르곤이었다.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 아르곤을 마주했다.

“찾�었어요.” 공주가 말했다. “�두막에 갔었어요. 제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셨�요?”

“난 모든걸 듣는다네.” 아르곤� 목소리가 퉁명스러웠다.

공주는 그러한 아르곤� 모습에 잠시 말을 멈추고 �아해했다. 아르곤은 아무 �응이 없었다.

“제가 � 해야 �는지 말해주세요.” 공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 “무엇이든지 �겠어요. 부탁이에요, 토르가 죽지 않게 해주세요. 토르가 죽게 내버려둬선 안돼요!”

공주는 앞으로 다가가 아르곤� 손목을 잡고 애원했다. 그러� 공주가 아르곤� 팔목을 잡자 그� 손목이 불타는 듯 뜨겁게 달아�랐고 공주는 아르곤� 에너지에 압도당�며 뻗었� 손을 다시 거� �밖에 없었다.

아르곤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고�를 돌려 �� 쪽으로 몇 걸음 발길을 �겼다. 그는 그곳에서 �염없이 ��를 바라보며 서있을 뿐이었다. 그� 두 눈이 빛에 �사�어 �짝거렸다.

공주는 아르곤 곁에 다가가 말없이 그� 곁을 지켰다. 아르곤이 다시 말을 건넬 때까지 숨죽이며 기다렸다.

“운명을 바꾸는 건 불가능�단다.” 아르곤이 입을 열었다. “그럼에도 그러길 애원�는 자에게는 엄청난 대가가 따르지. 공주는 생명을 구�길 원�는구�. 고귀한 노력이네. �지만 두 사람� 목숨을 모두 구할 �는 없네. 선택을 해야 한단다.”

아르곤은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봤다.

“��밤, 토르를 구�겠느냐, 아니면 네 �빠를 구�겠느냐? � 중 ��는 �드시 죽게 된단다. 운명이지.”

아르곤� 질문은 공주에겐 충격 그 자체�다.

“그런 선택이 어디 있죠?” 공주가 �문했다. “한 사람을 구�려면, 한 사람을 저버려야 �잖아요.”

“그렇지 않단다.” 아르곤이 대답했다. “두 사람은 모두 죽을 운명이란다. 애석�구�. 그러� 그것이 그들� 운명이다.”

마� 칼날이 공주� 심장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었다. 두 사람이 모두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었다. 운명이 정말로 그렇게 잔인한 것이�가?

“두 사람을 두고 한 사람을 고를 순 없어요.” 마침내 공주가 �없이 대답했다. “물론 토르를 향한 사람이 �빠에 대한 마음보다 강해요. 그렇지만 고드프리 왕자는 제 �육이고 �빠에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 사람� 목숨을 저버리는 선택은 할 �가 없어요.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제가 이런 선택을 �는 걸 원� 않을 거에요.”

“그렇다면 두 사람 모두 죽겠구�.” 아르곤이 대답했다.

그웬 공주는 심장이 멎을 것만 같�다.

“잠시만요!” 공주가 돌아서는 아르곤을 멈춰 세웠다.

아르곤은 다시 몸을 돌려 공주를 마주했다.

“저는 어때요?” 공주가 물었다. “두 사람� 생명을 살리는 대가로 제가 죽으면요? 가능한가요? 두 사람을 모두 살리고 제가 죽으면 안 될까요?”

아르곤은 공주� 진심을 판독이라도 �는 듯 아주 �랜 시간 공주를 바라봤다.

“진심이구�.” 아르곤이 대답해다. “맥길 왕가에서 가장 진심이 담긴 마음을 가지고 있구�. 네 아버지가 �은 선택을 했구�. 그랬지, 그분은 그랬었지…”

아르곤은 계속해서 공주를 바라보며 차츰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르곤� 시선이 불편�긴 했지만 애써 그� 시선을 피�지는 않�다.

“공주� 선택으로 인해, 공주� 희생으로 인해.” 아르곤이 말을 이었다. “운명이 공주� 염원에 귀를 기울�다. 토르는 ��밤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공주� �육도. 공주 �한 살 것이다. 그러� 공주� 남은 �명 중 일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기억�거라, �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두 사람� 생명을 구�는 대신 공주가 살아갈 삶� 일부분이 죽게 된단다.”

“그게 무슨 뜻이죠?” 공주가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지.” 아르곤이 대답했다. “공주는 선택을 내렸다. 그 선택을 다시 물리겠느냐?”

그웬 공주는 단단히 다짐했다.

“토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겠어요.” 공주가 대답했다. “그리고 제 가족을 위해서도요.”

아르곤은 공주� 눈을 뚫어지도록 바라봤다.

“토르는 대단한 운명을 타고 났단다.” 아르곤이 설명했다. “그러� 운명은 바뀌기도 �지. 우리� 운명은 별들과 같아. 그럼에도 운명은 신에 �해 좌우�기도 �지. 신은 운명을 바꿀 � 있단다. 토르는 ��밤 죽을 운명이었다. 공주가 아니었다면 토르는 �� 죽었을 거야. 그리고 이를 막은 대가는 공주가 �르게 됐구�. 가�한 대가지.”

공주는 좀 더 자세�게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공주가 아르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순간 눈앞에서 밝은 빛이 ��게 일어났고 그와 함� �고도 없이 아르곤이 자취를 감췄다.

깜짝 놀란 그웬 공주는 �� 주변을 이리저리 �러봤다. 주변은 매우 고요했다. 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할 뿐이었다. 공주는 ��에 비친 자신� 모습을 본 뒤 저 멀리 ��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마침내 공주는 평�을 �찾�다. 그러� 한편으로는 자신� 미�에 있을 끔직한 무언가를 마음 속에서 지울 �가 없었다. 이러한 생각들을 애써 지우려 �면 할�록 더욱 그런 생각 속에 사로잡�다. 과연 토르를 구�는 조건으로 공주가 �를 대가가 무엇이란 말인가?




제8장


전장� 한 가운데에서 토르는 적군들에 짓눌리며 꼼짝도 못한 채 바닥에 고정�어 있었다. 아무것도 못�고 속� 무책으로 누워 있었고 동시에 주변으로 울리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말들� 울음소리, 이곳 저곳에서 죽어�가는 병사들� 비명 소리를 들었다. 어느덧 태양이 저물며 달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보름달이었다. 그 어느 때 본 보름달보다 크고 둥근 보름달이었다. 토르� 시야에 들어� 보름달은 거구� 적군이 토르� 눈 앞에 다가서자 시야가 가리워져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고 적군은 토르� 마지막을 장식할 기세로 삼지창을 들어�렸다. 토르는 죽음� 순간이 드리웠음을 깨달�다.

토르는 다가� 죽음을 맞이�며 눈을 감�다. 두렵지 않�다. 후회만 있을 뿐이었다. 토르는 좀 더 살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었고 자신� 운명이 무엇인지 밝히고 싶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웬 공주와 �랫동안 함��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렇게 죽는 게 억울했다.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고 싶지 않�다. 아직 죽어서는 안됐다. 토르는 느낄 � 있었다.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었다.

순간 토르는 몸 속에서 어떠한 �이 발��는 걸 느꼈다. 맹렬함이었다. 지금껏 느끼지 못했� 강력한 기운이었다. 새로운 �이 발��자 � 몸이 움찔거렸고 뜨겁게 달아�랐다. 발끝에서부터 다리, 허리 그리고 양 팔과 손끝까지 엄청난 에너지로 �몸이 타�랐고 알 � 없는 기운이 일어�며 빛을 발했다. 마� 땅 속에서 용이 승천�는 듯이 토르는 자신도 모르게 포효�고 있는 스스로� 모습에 놀랄 �밖에 없었다.

토르는 자신을 붙잡고 짓누르는 적군들을 뿌리�며 바닥에서 일어났고 자신� �이 웬만한 병사 열 명보다 더 강해졌다는 걸 느낄 � 있었다. 눈 앞에 선 적군은 삼지창을 내리 꽂�고 토르는 앞으로 다가가 그� 투구를 쥐고 박�기를 해 적군� 코를 부러뜨렸다. 토르가 적군을 다시 발로 �껏 차버리자 적군은 마� 포탄�럼 저 멀리 날아가며 등 뒤로 적군� 병사들을 열 명이� 말에서 떨어뜨렸다.

토르는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 분노를 느끼며 병사 한 명을 들어 �려 다른 병사들이 있는 곳에 �껏 집어 �졌고 그때마다 상대편 병사들 �십 명이 볼링 핀�럼 다 함� 쓰러졌다. 토르는 다시 공격해�는 병사가 들고 있� 약 3미터 길이� 쇠사슬을 낚아채 머리 위로 쇠사슬을 돌리며 적들을 쓰러뜨렸다. 토르 주변으로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일어났고 �경 3미터 내에 있� �십 명� 병사들이 토르� 공격에 일제히 쓰러졌다.

몸 속에 흐르는 기운은 계속해서 강해졌고 토르는 뿜어 ��는 에너지를 거침없이 분출했다. 여러 명� 병사들이 토르를 향해 돌진�자 토르는 그들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 손바닥이 욱신거렸고 이내 토르이 손바닥에선 차가운 안개가 발산�기 시작했다. 돌진�� 병사들은 눈 앞에 펼쳐진 얼음 장벽 앞에 멈춰 설 � 밖에 없었다. 병사들은 얼음 장벽에 길이 막� 그대로 그 자리에 꼼짝도 못�고 서 있었다.

토르는 양 손을 뻗어 적군들을 향해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러자 적군들이 모두 얼음 속에 갇� 버렸다. 마� 전쟁터 바로 위로 얼음이 내려앉은 듯한 �상이었다.

토르는 서�러 부대원들을 살폈다. 때마침 상대편 병사들이 리스 왕자, �코너, �덴, 쌍둥이들을 향해 �명적인 공격을 가�고 있었다. 토르는 손바닥을 펼쳐 적군들을 얼렸고 죽음� 위기에서 부대원들을 구했다. 부대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토르를 바라봤다. 토르를 향한 그들� 시선엔 안도감과 감사함이 담겨 있었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무언가 이상�다는 것을 눈�채고 토르를 더욱 경계�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토르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고 거리를 뒀다. �십 명� 병사들이 얼어붙은 모습에 저마다 토르에게 가까이 가기를 꺼렸다.

그러� 어디선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웬만한 병사들보다 체구가 다섯 배는 커 보이는 한 병사가 토르를 향해 달려�고 있었다. 키가 4미터는 �어 보�고 토르가 지금껏 본 검들 중 가장 큰 검을 쥐고 있었다. 토르는 돌진�는 병사를 얼리기 위해 손바닥을 들었다. 그러� 그 병사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토르가 내뿜는 에너지가 마� 귀찮은 모기라도 �는 듯 손으로 토르� 에너지를 �워버리고 계속해서 토르에게 돌진했다. 토르는 자신� �이 아직 불완전 �다는 걸 깨달�다. 그러� 왜 자신� �이 상대편 적군을 쓰러뜨리기에 부족한지 원인을 알 � 없어 당황했다.

거구� 적군은 순식간에 토르에게 달려왔다. 그� 엄청난 속도에 토르는 크게 당황할 � 밖에 없었다. 그는 토르� 뒷덜미를 잡아 토르를 공중으로 집어 �졌다.

토르는 바닥에 세차게 떨어졌다. 게다가 몸을 일으킬 틈도 주지 않고 거구� 적군은 이미 토르� 몸 위에 �라타 있었다. 그는 양 손으로 토르를 들어�려 시선을 맞췄다. 이내 거구� 적군은 다시 토르를 공중으로 높이 집어 �졌고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이를 지켜보며 승리� ��성을 질렀다. 토르는 그대로 60미터를 날아�라 바닥에 떨어져 뒹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갈비뼈가 부서지는 고통이 전해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거구� 적군이 다시 토르를 향해 돌진�고 있었다. 이제 토르가 할 �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토르에게 솟아�� �은 모두 소진 된 상태�다.

토르는 두 눈을 감�다.

부탁 드립니다, 신이시여, 도와주세요.

거구� 적군이 토르 위에 �라타자 토르는 마음 속에서 무언� 떨림이 계속해서 자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떨림은 토르� 몸 밖으로 �와 우주 전체에 퍼졌다. 토르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알 � 없는 기분을 느꼈다. 어느덧 스스로가 모든 사물과 조화�는 걸 느꼈다. 공기� 구조와 �무� 흔들림과 풀잎이 흔들리는 움직임까지 우주� 모든 것에 토르가 동화�어 있었다. 모든 사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토르는 손을 뻗어 � 세계�, 우주� 모든 떨림을 불러 일으켰다.

감�� 두 눈을 뜬 토르� 귓가에 어마어마한 윙윙거림이 들렸다. 놀랍게도 토르� 손을 향해 거대한 벌떼가 곳곳에서 모여들어 ��을 뒤덮고 있었다. 벌떼들은 계속해서 모여들었고 토르가 손을 더 높이 들자 벌떼들이 토르� 손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토르는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 알 � 없었지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벌떼를 조종�고 있는 자신� 모습을 발견했다.

토르는 거구� 적군을 향해 손을 움직�다. 그러자 엄청난 벌떼들이 ��을 덮으며 어둠이 일었고 순식간에 모든 벌떼들이 거구� 적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구� 적군은 양 손을 머리위로 들어 �리며 벌떼들을 �저었다. 엄청난 벌떼들이 그에게 계속해서 달려들었고 쉬지 않고 벌침을 �아댔다. �천만 마리� 벌에 �인 거구� 적군은 결국,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바닥에 얼굴을 떨구고 죽어버렸다. 그가 바닥에 쓰러지자 주변이 크게 울렸다.

토르는 다시 말에 �라 놀란 모습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있� 맥클라우드 병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병사들이 일제히 도망�기 시작했다. �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토르가 그들을 향해 손을 뻗자 엄청난 벌떼들이 일제히 그들을 공격�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린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 없이 �아대는 벌떼� 공격을 맞으며 도망갔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번개�럼 허겁지겁 도망가자 전쟁터는 순식간에 비어지고 있었다. 일부 병사들은 도망가지 못�고 벌떼� 공격에 속�무책으로 당�며 바닥 위에 시체가 �어 쓰러졌다.

살아남은 병사들은 계속해서 도망갔고 벌떼들을 그들을 공격�며 계속해서 따라갔다. 엄청난 윙윙 소리가 지평선 너머로 도망�는 군대� 말발굽 소리와 벌에 �인 병사들� 비명소리와 함� 어우러졌다.

토르는 큰 충격에 휩싸�다. 단 몇 분만에 전쟁터� 병사들이 사라져버렸다. 남아있는 병사들이라고는 시체로 남은 병사들과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병사들뿐이었다. 토르는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살폈다. 모두가 지칠 대로 지쳐 거친 숨을 내뿜고 있었다. 부대원들은 ��같이 � 몸에 멍이 들고 이리저리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그러� 그 누구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 토르와 안면이 없� 부대원 3명은 바닥에 누워 시체가 �어 있었다.

저 멀리서 우르릉거리는 거대한 소리가 일어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맥길 왕가� 군대가 언덕을 �르며 토르 일행을 향해 달려�고 있었다. 선두에는 캔드릭 왕자가 보�다. 토르 일행을 구�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 군대는 순식간에 토르와 부대원들 앞에 멈춰 섰다. 전쟁을 뒤로�고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들 앞에 맥길 왕가� 군대가 달려왔다.

토르는 놀란 눈으로 말에서 내려 토를 향해 달려�는 캔드릭 왕자와 콜크 사령관과 브롬 총 사령관을 바라봤다. 이들 뒤로는 왕실� 명�로운 실버 전사들이 함��고 모두 말에서 내려 토르에게 다가왔다. 모두가 일제히 유� 사태가 벌어진 전쟁을 �른 뒤 승리를 거머쥔 토르 일행을 바라봤다. 부대원들 뒤로 �백 명� 맥클라우드 병사들� 시체가 널브러진 모습에 모두가 �아한 모습이었다. 토르는 그들� 눈빛에서 궁금증과 경외감과 존경심을 엿볼 �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그들� 눈빛 속에 담겨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한 평생 토르가 꿈꿔왔� 것이었다.

토르는 �웅이 �어 있었다.




제 9장


에레크 명장은 남쪽 길을 따라 말을 타고 달렸다. 명장은 전 속력으로 말을 달리며 어둠 속에서 말이 웅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를 기울�다. 그는 알리스테어가 노�상에게 팔려가 발러스터로 끌려간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 쉬지 않고 달리는 중이었다. 명장은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여관 주인을 믿었� 자신이 너무 어리석고 순진했다. 여관 주인이 약속을 어길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지도 못했다. 명장이 마상 대회에서 우승을 �고 �면 약속대로 알리스테어에게 자유를 줄 거라 생각했다. 언제�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다해� 명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들도 자신� 말을 지킬 거라 생각했다. 그러� 그건 바보 같은 착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명장� 어리석음에 대한 대가를 그가 아닌 알리스테어가 �르고 있었다.

그녀를 생각�자 에레크 명장은 구멍이 뚫린 듯 가슴이 아파왔다. 명장은 더욱 �차게 말을 달렸다. 너무�도 아름답고 고귀한 여인이 여관에서 일�는 불명�를 겪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상에게 성 노�로 팔려가는 신세가 �었다. 생각만으로도 분노가 �밀어 �랐다. 그에 대한 책임이 바로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가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자신이 그녀� 인생에 �타�지 않�다면, 그녀를 데려가겠다고 여관 주인에게 제안�지 않�다면, 어쩌면 여관 주인은 이 모든 일을 벌이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깊은 밤 에레크 명장은 알리스테어를 찾아 빠르게 질주했다. 말이 질주�며 일으키는 말발굽 소리와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내쉬며 달리는 말� �흡소리가 명장� 귓가에 가득 울렸다. 말 �한 명장�럼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명장도 �에 부쳐 말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명장은 마상 경기 직후 한시도 쉬지 않고 바로 여관으로 향했고 이제는 더 이상 지칠 �도 없을 정도로 지쳐있었다. 더 이상� 기력이 남아있지 않아 달리는 말 위에 고삐를 붙들고 앉아 있기도 �들었다. 그러� 명장은 서서히 감기는 눈을 애써 부릅뜨며, 잠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명장은 보름달 쏟아지는 달빛을 흠뻑 받으며 발러스터가 있는 남쪽으로 질주했다.

에레크 명장은 어린 시절부터 발러스터라는 곳�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비록 한번도 직접 방문한 적은 없었지만 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그곳은 도박과 마약과 성 매매 등 왕국� �갖 부도덕한 일들이 팽배�게 이뤄지는 곳이었다. 그곳은 링 대륙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알려진 모든 종�� 어두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었다. 그곳은 에레크 명장� 성품과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명장은 한번도 도박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고 술에 취�는 일이 거� 없었다. 그 대신, 여유가 생길 때면 언제� 훈련에 매진�여 전사로서� 기질을 갈고 닦�다. 명장으로서는 발러스터를 찾아가는 유�� 사람들�럼 그렇게 �태�게 삶을 보내고 �락을 품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가 없었다. 발러스터에 가는 것 자체가 불길한 징조�다. 그곳에서 좋은 일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런 곳으로 향�는 알리스테어 생각에 명장은 가슴이 메어졌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구해야 했다. 발러스터에서 무슨 일이라도 당�기 전에 속히 그녀를 그곳에서 빼내와야 했다.

달은 점차 기울어졌고 어느새 달리� 길이 넓어지기 시작�며 말을 달리기가 한결 �월해졌다. 에레크 명장은 눈 앞에 펼쳐진 도시를 바라봤다. �도 없이 많은 횃불이 벽에 걸린 모습이 마� 도시 전체가 어둠 속을 밝히는 모닥불�럼 보�다. �상했� 모습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발러스터에 머무는 사람들은 밤새 향락에 빠져 잠을 자지 않는다고 했다.

명장은 더욱 박차를 가해 달렸고 눈 앞� 도시가 더욱 가까워지며 마침내 작은 목재 다리를 건넜다. 다리� 양 �으로 횃불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고 다리를 지키는 보초는 잠에 취해 꾸뻑거렸다. 에레크 명장이 번개�럼 다리를 건너가자 졸� 보초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 몸을 일으켰다. 보초는 에레크 명장을 불러 세우기 위해 소리쳤다. “이봐!”

그러� 명장은 멈추기는커녕 속도를 줄이지도 않�다. 보초가 용기를 내 에레크 명장을 쫓아� 일도 없었을 테지만 만약 그랬다면 에레크 명장은 자신� 길을 막는 보초를 죽일 생각이었다.

명장은 계속해서 달려 도시로 진입�는 입구에 들어섰다. 입구는 사각� 모양을 띠고 있었고 가장자리는 고대� 석조 벽면으로 이뤄져 있었다. 명장은 그대로 입구를 지� 좁게 난 길가로 들어섰다. 길� 양 �으로 횃불이 �어서 어둠을 ��게 밝히고 있었다. 도시 내부에 빽빽이 줄지어 선 건물들 덕분에 도시 내부는 좁고 답답�게 느껴졌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거리 위� 사람들은 모두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소리를 지르고 서로 몸을 부딪�다. 거대한 파티가 벌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건물마다 여관과 도박장이 보�다.

에레크 명장은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 � 있었다. 알리스테어가 이곳 어�가에 있다는 걸 확신했다. 명장은 자신이 너무 늦게 도착한 게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며 침을 삼켰다.

명장은 도시� 중심부에 있는 남다르게 큰 규모를 자랑�는 여관 앞까지 말을 타고 달렸다. 여관 앞에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모여있었다. 명장은 이곳부터 �색해보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다.

그는 말에서 내려 서�러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술에 취해 소란을 떠는 사람들 사이를 가르며 여관 주인을 찾�다. 여관 주인은 실내 한가운데에서 사람들� 이름을 적고 그들에게서 돈을 받은 뒤 그들은 방으로 안내했다. 그러� 중 에레크 명장과 눈이 마주친 여관 주인은 명장에게 인위적인 미소를 지어 보�다.

“방을 드릴까요, 손�?” 여관 주인이 물었다. “아니면 찾는 계집이 있으신가요?”

명장은 고개를 저으며 소란 속에서 여관 주인이 자신� 말을 제대로 들을 � 있도록 여관 주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사람을 찾고 있네.” 명장이 대답했다. “노�상이�. 그자는 사바리아에서 이곳으로 왔네. 아마 이곳에 �지 �루 정도 됐을 거네. 값 �가는 화물을 가지고 왔네. 노�들을 태운.”

여관 주인은 입술을 핥�다.

“손��서 원�시는 건 아주 귀한 정보입니다.” 여관 주인이 답했다. “제가 말씀드릴 � 있어요. 방을 제공�는 것만큼 제겐 쉬운 일이죠.”

여관 주인은 앞으로 바짝 다가와 손가락을 비비며 명장 앞에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는 명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입가엔 땀방울이 맺� 있었다.

에레크 명장은 여관 주인이 역겨웠지만 정보를 얻어야 했다. �한 일분 일초를 지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주머니에 손을 넣어 커다란 금화를 꺼내 여관 주인에게 건넸다.

금화를 이리저리 살피� 여관 주인�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왕� 금화군요.” 여관 주인이 여전히 금화를 살피며 감탄을 자아냈다.

여관 주인은 �기심과 존경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명장을 위아�로 살폈다.

“그럼 왕실에서 여기까지 말을 타고 달려�신 건가요?” 여관 주인이 물었다.

“질문은 됐네.” 에레크 명장이 대답했다. “질문은 내가 했네. 그리고 대가도 �렀네. 이제 대답해보게. 노�상은 어디 있�?”

여관 주인은 입술을 여러 번 핥더니 명장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 사람은 �봇이라고 합니다. 이 도시에 새로운 창녀들을 데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방문�지요. 창녀들을 경매에 붙여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팔아버립니다. 놈� 소굴로 가면 놈을 만�실 � 있을 겁니다. 이 길이 끝날 때까지 쭉 따라가면 그곳에 놈� �업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찾는 계집이 꽤 괜찮은 계집이라면, 아마도 벌써 팔리고 없을 겁니다. �봇이 데려�는 창녀들은 모두 금새 팔려버리니까요.”

에레크 명장이 서�러 자리를 뜨려는 순간, 기분 ��게 축축한 손이 그� 손목을 잡�다. 고개를 돌려보니 놀랍게도 여관 주인이 겁도 없이 명장을 잡아 세우고 있었다.

“만약 창녀를 찾으시는 거라면, 제가 데리고 있는 애들은 어떠십니까? 여기 계집들도 그가 데리고 �는 계집만큼 훌륭합니다. 그러� 가격은 절�에 불과�죠.”

에레크 명장은 여관주인이 역겨웠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여관 주인을 죽여 없애버렸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악한 자를 한 명이라도 더 제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 명장은 스스로를 다그쳤다. 여관 주인은 그런 �고조차 필요 없는 인간이었다.

에레크 명장은 자신을 잡은 여관 주인� 손을 뿌리�고 그에게 가까이 고개를 기울�다.

“다시 한번 내게 손을 대면,” 에레크 명장이 경고했다. “그럼, 그 행동을 후회�게 해주겠다. 알겠으면 뒤로 두 걸을 물러서라. 내가 이곳에서 내 손에 들린 이 검을 �두르기 전에.”

여관 주인은 흠칫 놀라 공포에 젖은 눈빛으로 고개를 풀 숙이고 서�러 뒷걸음질 쳤다.

에레스 명장은 지체 없이 그곳을 빠져 �왔다. 앞을 막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가르며 밖으로 서�러 길을 재촉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느낀 적은 �음이었다.

명장은 술 취한 주정쟁이들이 이리저리 �을 기웃거리며 탐을 내고 있� 자신� 말에 달려가 �라탔다. �심� 여지 없이 주정쟁이들이 자신� 말을 훔�려고 했� 게 분명했다. 만약 그들이 말을 훔쳐가 말이 돌아�지 않�다면 어떻게 됐을 지를 생각�니 끔찍했다. 명장은 앞으로는 말을 더욱 단단히 메어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에레크 명장은 범죄와 부패가 팽배한 이 도시에 새삼 놀라지 않을 � 없었다. 그러� 다행히도 명장� 애마, 와크핀은 훌륭한 군마�다. 누구든지 와크핀에게 접근해 데려가려 한다면 와크핀이 그 자리에서 그 자를 밟아 죽일 거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에레크 명장은 와크핀에게 �껏 발길질을 했고 명장과 와크핀은 좁은 길을 따라 달려 �갔다. 명장은 북적 이는 인파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렸다. 아주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고 시간이 지날�록 거리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모여들며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었다. 명장이 빠르게 달려�가자 몇몇 주정쟁이들이 명장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러� 명장은 개�� 않�다. 알리스테어가 근방에 있다는 걸 느낄 � 있었고 그녀를 �찾기 전까지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마침내 석조 벽이 길 앞을 가로막으며 막다른 골목임을 알렸다. �른쪽에 위�한 가장 마지막 건물은 기울어진 여관이었다. �얀 벽토가 발린 건물에 초가 지붕을 이고 있는 한물간 건물이었다. 그 건물을 드�드는 사람들을 관찰한 명장은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 � 있었다.

말에서 내린 명장은 말뚝에 단단히 말을 고정시킨 뒤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 눈앞� 모습에 놀라 이내 가� 걸음을 멈출 � 밖에 없었다.

내부는 아주 어두웠다. 커다란 방에는 꺼져가는 횃불 몇 개만이 어둠을 겨우 밝히고 있었고 저 멀리 한쪽 구석에는 불이 제대로 붙지 않은 벽난로가 켜져 있었다. 곳곳에 깔린 이불 위에는 � 많은 여자들이 �을 제대로 갖춰 입지도 못한 채 두꺼운 밧줄에 몸이 묶여 벽에 고정돼 있었다. 여자들이 모두 약에 취해 있음을 짐작할 � 있었다. 내부는 아편 냄새가 진동을 했고 이곳 저곳에서 아편을 피운 파이프가 서로에게 전달�고 있었다. 고급스럽게 �을 차려있은 남자 몇 명이 방안을 돌아다니며 이불 위에 널브러진 여자들� 다리를 발로 툭툭 건드려봤다. 마� 어떤 물건을 살지 물건을 고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쪽 구석에는 작은 붉은색 벨벳 �자 위에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명주 가운을 두른 그는 양 �으로 여자들을 사슬에 묶어 대동�고 있었고 그� 뒤로는 엄청난 거구� 근육질을 자랑�는 사내들이 있었다. 사내들�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했고 모두가 에레크 명장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컸으며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해�우고 싶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모든 광경을 살핀 에레크 명장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바로 짐작했다. 다름 아닌 성 매매 장소�다. 이곳에 있는 여자들은 자신을 사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저 구석에 앉아있는 남자가 바로 알리스테어를 데려간 우두머리인 게 분명했다. 아마도 그는 알리스테어 외에도 여기 있는 모든 여자들을 강제로 끌고 왔을 것이다. 어쩌면 알리스테어가 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명장은 서�러 여자들이 �어선 방 안을 �러보며 여자들� 얼굴을 확인했다. 방 안에는 �실명� 여자들이 있었고 그 중 일부는 정신을 잃은 듯 보�다. 방 안이 너무 어두워 얼굴을 식별�기가 �들었다. 명장은 통로를 따라가며 한 사람씩 얼굴을 살폈다. 순간 누군가가 손바닥으로 명장� 가슴을 쳤다.

“돈은 냈소?” 거친 목소리�다.

고개를 들어보니 거구� 사내가 인상을 찌푸리고 명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자를 구경�고 싶으면, 돈을 내시�.” 사내는 중 저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 규칙이�.”

명장은 분노가 솟구쳤다. 거구� 사내가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명장은 어느새 손 끝으로 사내� 목젖을 가격했다.

사내는 헉 �는 소리를 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저 않아 양 손으로 목을 움켜쥐었다. 명장은 앞으로 다가가 팔꿈�로 사내� 관자놀이를 가격했고 사내는 그대로 얼굴을 바닥에 떨구며 기절했다.

명장은 다시 방안에 있는 여자들� 얼굴을 살피며 간절�게 알리스테어를 찾�다. 그러� 어디에서도 그녀� 얼굴을 찾을 �가 없었다. 알리스테어는 이곳에 없었다.

에레크 명장은 요동�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한쪽 구석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우두머리를 향해 서�러 다가갔다.

“�에 드는 계집을 찾으셨�요?” 우두머리가 물었다. “돈을 걸만 한 물건을요?”

“난 한 아가씨를 찾고 있네.” 명장이 강철같이 차갑고 단�한 어조로 애써 화를 누르며 말했다. “그리고 난 같을 말을 두 번 �지 않을 것이네. 그 여인은 키가 크고 긴 금발머리에 청록 빛 눈동자를 지녔네. 이름은 알리스테어. �루� 이틀 전에 사라비아에서 이곳으로 끌려왔네. 그 여인이 이곳으로 끌려왔다고 들었네. 사실인가?”

우두머리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씩 미소를 지었다.

“죄송�지만 손��서 찾으시는 물건은 이미 팔려갔습니다.” 우두머리가 대답했다. “아주 훌륭한 물건이었죠. 취향이 고상�시네요. 다른 물건을 한번 찾아보시죠. 조금 깎아드리겠습니다.”

에레크 명장은 그간 느껴보지 못했� 분노가 솟구�는 걸 느꼈다.

“누가 그 여인을 데려갔�?” 명장이 무섭게 다그쳤다.

우두머리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아이고, 그 노�한테 꽂히셨군요.”

“그 여인은 노�가 아니네.” 에레크 명장이 역정을 냈다. “그녀는 내 부인이네.”

우두머리는 놀란듯한 눈으로 에레크 명장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젖히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손� 부인이라니! 농담도 ��시네요. 그렇지만 더 이상은 아니죠, 손�. 이제 그 물건은 다른 사람� 장난감이 됐습니다.” 우두머리� 표정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했다. 얼굴을 찌푸린 그� 모습은 마� 악마 같�다. 그는 뒤에 서있는 두 사내들에게 손짓을 �며 말했다. “이제 이 쓰레기 같은 자식 좀 �워버려.”

근육이 우락부락한 두 사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에레크 명장 앞에 �타났다. 명장은 두 거구� 민첩함에 흠칫 놀랐다. 두 사내는 명장을 제압�기 위해 손을 뻗어 명장� 멱살을 잡으려 달려들었다.

그러� 두 사내는 자신들이 누구에게 덤비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명장은 두 사람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민첩했다. 명장은 재빨리 �으로 비켜 뒤에서 한 사내� 손목을 잡아 뒤로 비틀었다. 사내는 고통에 몸부림�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명장은 동시에 팔꿈�로 다른 사내� 목을 가격했다. 명장은 앞으로 몸을 돌려 바닥에 누워있는 사내� 코를 가격해 코뼈를 으스러트렸다. 코뼈가 부서진 사내는 정신을 잃고 목을 붙잡고 바닥에 드러누운 다른 사내 위에 쓰러졌다.

두 사내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에레크 명장은 사내들을 밟으며 우두머리에게 가까지 다가갔다.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 우두머리는 두려움에 떨며 앉은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 �고 있었다.

명장은 허리를 숙여 우두머리에게 가까이 다가가 주먹으로 그� 머리카락을 쥐고 다른 손으로 단검을 꺼내 그� 목에 겨눴다.

“그녀가 어디 있는지 말�거라. 그럼 살려줄 �도 있다.” 에레크 명장이 노여움을 토했다.

우두머리는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말해요, 할게요. 그렇지만 다 시간 낭비입니다.” 우두머리가 입을 열었다. “귀족에게 팔�어요. 그분은 군대를 가지고 있고 궁전에 살아요. 엄청난 권력가에요. 그분� 궁전은 한번도 침략당한 적이 없어요. 더군다� 그분은 엄청난 병력을 가졌죠. 어마어마한 부자에요. 그분 주변에는 언제든지 목숨을 걸 용병들이 있다고요. 그분은 직접 거�한 계집을 모두 데리고 있어요. 손�� 부인을 거기서 데려�는 건 불가능한 입입니다. 그러니 그냥 왔� 곳으로 돌아가세요. 그녀는 이제 없습니다.”

명장은 단검을 더욱 세게 들이밀었고 우두머리� 목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우두머리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 귀족은 어디 있는가?” 이성을 잃은 에레크 명장이 다그쳤다.

“그분� 궁전은 서쪽 마을에 있습니다. 도시� 서쪽 출입구를 지� 길이 끝날 때까지 쭉 따라가세요. 그럼 궁전이 보일 겁니다. 그러� 다 헛�고에요. 그분은 그 여자에게 엄청난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제가 부른 값보다 훨씬 비싼 값에 데려갔습니다.”

에레크 명장은 더 이상 참을 �가 없었다. 그는 일말� 망설임도 없이 우두머리� 목을 베어 그를 죽�다. 그러자 그� 몸이 �자 위로 축 �어지며 사방으로 피가 분출했다.

명장은 죽은 우두머리를 바라본 뒤 다시 그� 두 심복들을 바라봤다. 이 곳이 역겨워 참을 �가 없었다. 이런 곳이 존재한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가 않�다.

에레크 명장은 방 안을 가로질러 여자들을 묶어둔 두꺼운 밧줄을 끊어버리고 잡�� 여자들을 모두 풀어줬다. 사방에서 묶여있� 여자들이 재빨리 몸을 일으켜 문 밖으로 달려�갔다. 이내 방 안은 아�라장이 됐다. 모두가 서�러 도망가기 위해 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몇몇 여자들은 약에 취해 움직이질 못했고 다른 여자들이 그들을 부축했다.

“당신이 누구시든.” 한 여자가 문 앞에 서서 에레크 명장에게 말을 건넸다. “신� 축복이 함��길 빌겠습니다. 어디를 가시�지, 신� 가�가 함�할 것입니다.”

에레크 명장은 그녀� 기도에 큰 고마움을 느꼈다. 그녀� 말대로 명장은 앞으로 가야 할 곳에서 �드시 신� 가�가 함� 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을 �가 없었다.




제 10장


새벽이 밝아왔다. 일레프라가 사는 �두막� 작은 창문 틈으로 들어� 새벽 빛이 그웬돌린 공주� 감은 두 눈을 비추며 공주를 잠에서 깨우고 있었다. 첫 번째 태양이 소리 없이 주황빛 빛을 뿜으며 공주를 어루만졌고, 고용한 새벽� 공주� 잠을 쫓아냈다. 공주는 졸린 눈을 깜빡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자신이 잠든 곳이 어�지 주변을 �러봤고 그제서야 다시 걱정이 몰려왔다.

고드프리 �빠.

그웬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가 누워있는 침대 � 바닥에 누워 잠을 청�고 있었다. 일레프라는 고드프리 왕자� 바로 곁에서 그를 간��다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세 사람은 아주 긴 밤을 보냈다. 밤새 고드프리 왕자는 신음을 토�며 몸을 이리저리 뒤척�고 일레프라는 그런 왕자� 곁에서 쉴새 없이 왕자를 간�했다. 공주 �한 고드프리 왕자� 곁을 지키며 뭐든 도움이 �기 위해 노력했다. �건을 적셔 고드프리 왕자� 이마를 덮어줬고 �건이 뜨거워지면 다시 �건을 차갑게 갈아줬다. �한 일레프라가 시키는 대로 약초와 연고를 계속해서 찾아다 줬다. 끝�지 않을 것만 같은 밤이었다. 고드프리 왕자는 몇 번이고 비명을 질렀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다. 이따금씩 아버지를 불러대는 고드프리 왕자� 모습에 공주는 등골이 �싹했다. 마� 아버지�서 이곳에 함� 계시는 것 같�다. 세 사람� 곁을 아버지�서 함� 지켜주시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긴장감이 팽배했� 관계 속에서 줄다리기를 버리� 두 사람이었기에 공주는 아버지가 고드프리 �빠� 죽음을 원�는 건지 아니면 그 �대인 건지 알 �가 없었다.

공주가 이곳에서 잠을 청한 이유는 딱히 갈 곳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왕실로 돌아가기엔 신변에 위�을 느꼈다. 개리스 왕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불안했다. 공주는 �히려 이곳이 안전했다. 일레프라� 곁에서 아코드와 펄톤이 보초를 서는 이곳이 공주에겐 더욱 안전했다. 아무도 공주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를 거라 짐작했고 공주는 그 편이 마음이 놓�다. 더군다� 최근 들어 더욱 가까워지며 그 동안 알지 못했� 고드프리 왕자� 새로운 모습을 본 공주로서는 고드프리 왕자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지가 않�다.

공주는 서�러 몸을 일으켜 고드프리 왕자 곁에 다가갔다. 밤새 무사했는지 확인�려니 공주� 심장이 요동�기 시작했다. 그가 만약 어젯밤을 � �겼으면 이제는 살아날 �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젯밤이 고비�다고 생각했다. 일레프라도 잠에서 깨 고드프리 왕자를 살폈다. 밤새 고드프리 왕자를 간��다 잠이 든 그녀�다. 그웬 공주는 그녀� 노고를 누구보다 � 알고 있었다.

내리쬐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해진 �두막 안에서 두 사람은 고드프리 왕자 곁에 무릎을 꿇고 앉�다. 공주는 고드프리 왕자� 손목을 잡고 살며시 흔들었고 일레프라는 손바닥으로 왕자� 이마를 짚었다. 일레스파는 두 눈을 감고 숨을 쉬었다. 그러� 순간 갑자기 고드프리 왕자가 감고 있� 두 눈을 크게 떴다. 일레프라는 깜짝 놀라 왕자를 짚고 있� 손바닥을 황급히 뗐다.

공주 �한 놀랐다. 고드프리 왕자가 이렇게 빨리 눈을 뜰 줄은 몰랐다. 왕자는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봤다.

“고드프리 �빠?” 공주가 말을 걸었다.

고드프리 왕자는 눈을 찌푸리다 다시 눈을 감�다. 그러� 이내 다시 눈을 크게 뜨더니 놀랍게도 양 팔로 침대를 짚고 몸을 일으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지금이 몇 시지?” 왕자가 다급히 물었다. “여기가 어디야?”

왕자� 목소리는 생기가 가득했다. 놀랍도록 건강해 보�다. 공주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안도�며 일레프라와 함� 이제서야 활짝 웃었다.

그웬 공주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고드프리 왕자를 꼭 끌어안�다.

“�빠 살아있어요!” 공주가 감격했다.

“물론 살아있지.” 왕자가 대답했다. “내가 왜 안 살아있겠어? 이 사람은 누구야?” 왕자가 일레프라를 보며 말했다.

“�빠� 생명을 구해준 분이죠.” 그웬 공주가 대답했다.

“내 생명을 구했다고?”

일레프라는 시선을 바닥으로 향했다.

“저는 그저 작은 도움을 드렸을 뿐입니다.” 일레프라가 겸손�게 대답했다.

“�한테 무슨 일이 있었� 거지?” 고드프리 왕자가 놀란 눈으로 공주에게 물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는 건 술집에서 술을 마신 거고, 그리고…”

“음독을 �셨습니다.” 일레프라가 설명했다. “아주 진귀�고 강력한 독이었어요. 누군가 왕자�을 없애려고 한 게 분명합니다.”

공주는 일레프라� 말에 동�할 �밖에 없었다. 이내 공주� 머릿속에 독주를 마실뻔했� 아버지가 떠�랐다. 햇빛이 더욱 강렬�게 창문을 비췄다. 공주는 아버지�서 이곳에 함� 계시다는 걸 느낄 � 있었다. 아버지는 고드프리 왕자가 살아�길 바라셨� 게 분명했다.

“독을 제대로 마신 거죠.” 그웬 공주가 덧붙�다.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했었잖아요. �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세요.”

고드프리 왕자가 멋쩍은 듯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생생�게 살아난 고드프리 왕자를 본 공주는 다시 한번 크게 안도했다. 고드프리 왕자가 살아났다.

“네가 내 목숨을 구했어.” 고드프리 왕자가 공주에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왕자는 다시 일레프라를 바라봤다.

“두 사람 모두.” 왕자가 말을 이었다. “이 은�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

일레프라를 바라보는 고드프리 왕자� 눈빛에서 그웬 공주는 무언가를 느낄 � 있었다. 고드프리 왕자� 표정이 평소와는 달랐다. 더욱 큰 감사�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공주는 고개를 돌려 일레프라� 얼굴을 살폈다. 그녀� 얼굴이 붉어져 있었고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었다. 공주는 두 사람이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눈�챌 � 있었다.

일레프라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 방을 가로질러 두 사람을 등진 채 약물을 챙겼다.

고드프리 왕자는 다시 그웬 공주에게 시선을 �겼다.

“개리스?” 왕자가 엄숙�게 물었다.

고드프리 왕자가 무얼 궁금해�는지 � 알고 있는 공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다.

“�빤 천만다행으로 살아났어요.” 공주가 입을 열었다. “펄스는 죽었어요.”

“펄스?” 깜짝 놀란 고드프리 왕자� 언성이 높아졌�. “죽어? 어떻게?”

“교�대에서 참� 당했어요.” 공주가 대답했다. “그 다음은 �빠 차례�고요.”

“그럼 넌?” 고드프리 왕자가 물었다.

공주는 어깨를 으쓱했다.

“개리스 왕은 저를 먼 곳으로 �인시킬 계획이에요. 절 네바런스 족에 팔�어요. 아마도 지금 네바런스 족들이 절 데리러 이곳으로 �고 있을 거에요.”

고드프리 왕자는 화를 참지 못�고 몸을 일으켰다.

“내가 절대 두고만 보고 있진 않을 거야.” 왕자가 소리쳤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공주가 동조했다. “방법을 찾아야죠.”

“그렇지만 펄스가 없으면 증거를 댈 �가 없어.” 왕자가 말을 이었다. “개리스를 끌어내릴 방법이 없어. 개리스는 이제 증거가 없으니 죄값을 �르지 않게 될 거야.”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해요.” 공주가 대답했다. “우리는 방법을 찾을—”

순간 �두만 문이 열리며 햇빛이 �두막 안을 훤히 비췄고 열린 문으로 아코드와 펄톤이 들어왔다.

“공주�—” 아코드가 공주에게 말을 걸다 말고 고개를 돌려 고드프리 왕자를 바라봤다.

“이 �쁜 자식!” 아코드가 기쁨� 눈물을 �리며 고드프리 왕자를 바라봤다. “이럴 줄 알�어! 죽을 것�럼 날 속�� 거야, 죽을 것�럼 절 속인 거�죠!”

“전 그저 술 한잔으로 왕자�이 골로 가진 않을 거라 믿었어요!” 펄톤도 기쁜 듯 농담을 뱉었다.

아코드와 펄톤은 왕자에게 달려가 펄쩍 뛰어�라 왕자를 끌어안�다.

그러� 아코드는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그웬 공주에게 말을 이었다.

“공주�, 갑자기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저 멀리서 다가�는 병사들을 목격했습니다. 지금도 그 병사들이 이곳을 향해 말을 타고 달려�고 있습니다.”

그웬 공주는 심각한 모습으로 밖으로 달려�갔다. 다른 사람들도 공주를 쫓아 �와 언덕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에 손으로 눈을 가리며 저 멀리 내다봤다.

공주는 저 멀리에서 실버 전사들 몇 명이 �두막을 향해 �는 모습을 바라봤다. 여섯 명� 전사들이 전속력으로 말을 달렸고 누가 봐도 �두막을 향해 달려�고 있었다.

고드프리 왕자가 서�러 검을 빼기 위해 손을 뻗자 공주가 그� 팔을 막으며 안심시켰다.

“개리스 왕이 보낸 병사들이 아니에요. 캔드릭 �빠� 병사들이에요. 분명 우릴 위��지 않을 거에요.”

병사들이 그들 앞에 모습을 보�고 달려� 병사들은 지체 없이 말에서 내려 그웬돌린 공주 앞에 무릎을 꿇고 �를 갖췄다.

“공주�.” 대표로 보이는 병사가 입을 열었다. “희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저희 군대가 맥클라우드 군대를 몰아냈습니다! 공주�� �빠, 캔드릭 왕자�은 안전합니다. 왕자��서 공주�� 다음 소식을 전�라고 �셨습니다. 토르는 안전�다.”

그웬 공주는 병사� 말에 눈물을 �렸다. 감사함과 안도감에 휩싸인 공주는 벅찬 마음으로 고드프리 왕자를 끌어안�다. 왕자도 눈물을 �리는 공주를 다독여줬다. 공주는 이제서야 자신� 삶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군대는 모두 �� 돌아�니다.” 병사가 말을 이었다. “왕실에서 거대한 축�행사가 열릴 �정입니다!”

“공주�.” 깊은 목소리� 전사가 공주에게 말을 걸었다. 돌아보니 귀족이자 명망 높은 전사, 스로그�다. 그는 다른 병사들과 달리 맥길 왕국� 서부 지역을 상징�는 붉은 갑�을 입고 있었다. 공주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스로그는 아버지와 사이가 각별했� 귀족이었다. 그는 공주 앞에 무릎을 꿇고 �를 갖췄고 그런 그� 모습에 공주는 어쩔 줄 몰랐다.

“이러지 마세요, 주군.” 공주가 그를 만�했다. “제게 �를 갖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스로그는 �천 명� 군사들을 통솔�는 명망 높고 �있는 인물이었다. �한 그는 서부 지역에 위�한 도시, 실레시아를 통��는 귀족이었다. 실레시아는 서부 지역� 독특한 도시로써 캐니언 �곡 바로 밑으로 자리잡은 도시�다. 실레시아는 그 어느 군대로도 뚫을 � 없는 도시�다. 그런 도시를 책임지는 스로그는 선대 맥길 왕이 생전에 크게 신뢰했� 귀족이었다.

“저는 이 병사들과 함� 이 곳에 달려왔습니다. 왕실에 커다란 변화� 바람이 불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스로그는 이미 모든 사실을 접한 듯 공주에게 설명했다. “왕좌가 불안정합니다. 새로운 지도자, 단단�고 진실된 지도자가 왕좌에 앉아야 합니다. 선대 폐��서 생전에 공주�을 후계자로 삼으셨다는 �기가 제게도 전해졌습니다. 선대 폐��서는 제게 �육과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선대 폐�� 뜻은 제게 절대적인 �을 가집니다. 저는 공주��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 것입니다. 공주��서 왕국을 통��시면, 저와 저� 병사들은 공주�� 충성을 바칠 것입니다. 공주��서 �루속히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사태가 바로 왕국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다는 걸 �증�고 있습니다.”

그웬 공주는 황당함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우두커니 서 있었다. 공주는 스로그 귀족이 고마웠다. 그리고 그� 행동 덕에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 있었다. 그러� 왕위 계승이란 말에는 부담감이 밀려왔다.

“진심으로 그 마음이 감사합니다, 주군” 공주가 대답했다. “주군� 충정과 제안이 황송할 따름입니다. 심사 숙고해 보겠습니다. 그러� 지금은, 승리를 거두고 돌아� 병사들과 토르를 ���는데 집중�고 싶습니다.”

스로그는 고개를 숙여 �를 갖췄다. 때마침 저 멀리서 경적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들어 내다보니 벌써 눈 앞에 흙먼지가 일어�고 있었고 그 사이로 군대� 행렬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주는 한 손을 들어 강�게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 눈을 가렸다. 이렇게 먼 곳에서도 군대� 주인공을 확인할 � 있었다.

군대� 행렬� 중심에 선 인물은 다름아닌 토르�다.




제 11장


토르는 승리� 기쁨을 누리며 왕실로 향�는 �천 명� 병사들과 함� 말을 타고 달렸다. 여전히 한 편으로는 어안이 벙벙했다. 토르는 전쟁 속 자신� 모습에 스스로 뿌듯했다. 패전� 위기 앞에서도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적군들을 마주한 자신이 대견했다. �한 그런 전쟁 속에서 살아남�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전쟁이 모두 꿈�럼 지�간 것 같�다. 그 와중에 자신� �을 불러낼 � 있었� 게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토르는 조금 �란스러웠다. 자신� �이 때때로 소용 없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 � 없는 �이었다. 더군다� 그 �이 어디서 소��는지도 알 � 없었고 어떻게 발산해내는지도 �문일 뿐이었다. 그런 연유에서 최고� 전사가 �기 위해서는 그런 알 � 없는 �에 �지�기 보단 다른 전사들�럼 끊임없을 훈련을 거듭해야 �겠다고 다짐을 할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진정 최고� 전사가 �기 위해서는 자신이 전사로서, � 마법사로서 발��는 두 가지 �이 모두 필요�다는 걸 깨달�다.

군대는 �루 종일 말을 타고 왕실로 달렸다. 토르는 기쁨에 취해 날아갈 것 같으면서도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첫 번째 태양이 �� 위로 떠�랐고 넓은 창공이 노란 빛과 분홍 빛을 발�며 끝도 없이 펼쳐졌다. 마� �음으로 세상을 접�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생생�게 살아있는 기분은 �음이었다. 토르 주변으로는 리스 왕자, �코너, �덴, 쌍둥이들이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 �으로 캔드릭 왕자와 콜크 사령관 그리고 브롬 총사령관이 �백 명� 부대원들, 실버 전사들, 왕� 병사들을 이끌며 함� 달렸다. 토르는 군대� 가장자리가 아닌, 주요 사령관들 한가운데에서 말을 타고 달렸다. 전쟁 이후 모두가 토르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제는 부대원들뿐만이 아니라 노련한 전사들까지도 토르를 인정�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토르는 맥클라우드� 모든 병사들을 홀로 맞서 상대했고 패전� 위기에서 승전 보를 울렸다.

토르는 부대원 친구들이 모두 살아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뻤다. 친구들이 큰 부상을 입지 않�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러� 그 기쁨이 큰 만큼 함�했� 세 명� 안면이 없� 부대원들� 죽음에 대한 상심도 클 �밖에 없었다. 그들과 친분이 있었� 건 아니지만 그들을 구�지 못한 데 죄책감을 느꼈다. �통 피로 범벅 됐� 맹렬한 전투�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눈을 깜빡일 때마다 자신에게 달려들� 적군들� 모습과 자신을 향해 날아�는 갖가지 무기들이 떠�랐다. 맥클라우드 병사들은 잔인했고 그들을 대면�고도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이 행운이었다. �다시 그들을 대면�게 �면 토르에게 어제와 같은 행운이 따를지는 �문이었다. 언제 다시 자신에게 내제된 알 � 없는 �을 발�할 � 있을지 알 길이 없었다. 다시 그런 �이 발� 될지도 확신할 �가 없었다. 토르는 답이 필요했다. �한 자신� 어머니도 찾아야 했다.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밝�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아르곤을 만�야 했다.

크론이 토르 곁에서 울부짖었다. 토르는 허리를 숙여 크론� 머리를 쓰다듬었고 크론은 그에 대한 대답을 �듯 토르� 손을 핥�다. 다행히 크론이 전쟁에서 목숨을 건져 토르는 크게 안도했다. 토르는 전쟁이 끝난 뒤 크론을 안아 자신� 말 뒤에 실었다. 크론은 걸을 � 있었지만 그럼에도 토르는 크론� 몸을 쉬게 �고 �랜 여정� 피로를 풀게 �고 싶었다. 크론은 적군에 공격에 큰 타격을 받�다. 토르가 보기에 크론� 갈비뼈가 부서진 것 같�다. 토르는 크론에게 이루 말할 � 없이 감사했다. 크론은 토르에게 동물이라기 보다는 �제 같�다. 자신을 몇 번이고 구해준 크론이 너무�도 감사한 존재�다.

눈 앞에 펼쳐진 길을 따라 언덕� 정상을 �으니 발 밑으로 �광에 빛�는 왕실� 모습이 펼쳐졌다. �십 개� 탑과 첨탑이 우뚝 솟아 있고, 고대� 석조 벽과 교각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낸, 아��� 출입구가 곳곳마다 입구를 지키고 �상과 길목마다 �백 명� 근위대가 보초를 서고 있는, 엄청난 규모� 농지가 �어서있고 그 모든 중심부로 왕실이 위�한 장대한 경관이 펼쳐졌다. 그 모습에 토르는 즉각적으로 그웬 공주를 떠�렸다. 공주야말로 토르가 전쟁을 버틸 � 있는 원천이었고 자신� 삶� 이유�다. 자신이 함정에 빠져 적군들에게 매복 당했을 때 토르는 공주� 운명을 걱정�지 않을 � 없었다. 공주가 왕실에서 안전�길 바랬다. 자신이 겪는 이 모든 배�적인 기운이 공주에게까지 손길을 뻗지 않기만을 바랬다.

저 멀리서 함성 소리와 함� 햇빛 아� 무언가가 �짝이고 있었다. 햇빛에 눈이 부셔 가�게 눈을 뜨고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니 왕실 앞에 펼쳐진 길 위로 �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국기를 흔들고 있었다. 군중들이 승전을 마�고 돌아�는 군대를 ���고 있었다.

누군가가 울리는 경적 소리에 토르는 자신이 속한 군대가 크게 �대를 받고 있다는 걸 알 � 있었다. 생에 �음으로 이방아 라고 여겼� 스스로� 생각에서 벗어날 � 있었� 순간이었다.

“저 경적소리, 널 위한 거야.” 토르 곁에서 말을 달리는 리스 왕자가 존경� 눈빛을 담아 토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이번 전쟁� �웅이야. 이제 백성들� �웅은 너야.”

“생각해봐, 겨우 부대원일 뿐인 우리 중 한 사람이 맥클라우드 왕가� 모든 군대를 물리쳤잖아.” �코너가 자랑스레 설명했다.

“네가 부대원 전체에 자랑스럽고 명�로운 일을 해 준거야.” �덴이 동조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우릴 좀 더 대단�게 여길 거야.”

“네가 우리 모두를 구해준 건 말할 것도 없고.” �발이 덧붙�다.

토르는 으쓱한 마음으로 어깨를 들썩�다. 그러�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란이 앞섰다. 토르는 자신이 다른 부대원들�럼 아직은 �약한 인간이라는 걸 �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패배가 분명한 전쟁을 승리로 돌려놨다.

“그냥 내가 훈련 받은 대로 했을 뿐인데.” 토르가 대답했다. “우리가 함� 받은 훈련들. 난 누구보다 뛰어�지 않아. 그냥 그날 행운이 따랐� 것뿐이야.”

“행운 그 이상이었다고 말해야지.” 리스 왕자가 대답했다.

군대는 계속해서 왕실로 향�는 가장 큰 길을 따라 달렸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를 �며 거리 위로 쏟아져 �왔다. 사람들� 손에는 왕실을 상징�는 맥길 왕가� 푸른 색과 노란 색� ��막이 들려 있었다. 대단한 퍼레이드 행렬이었다. 왕실 전체와 이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들을 ���기 위해 밖으로 �왔고 그들� 표정엔 안도와 기쁨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토르는 그들� 표정을 십분 이해할 � 있었다. 만약 맥클라우드 병사들이 이곳까지 접근했다면, 이 곳은 모두 황폐�게 무너져버렸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토르는 �천만 명� 병사들 속에서 엄청난 인파를 가르며 계속 말을 타고 �아갔다. 군대는 목조 다리를 건넜고 다리 위를 건너가는 말들� 우렁찬 말발굽 소리가 선명�게 울렸다. 이후 군대는 아��� 석조 출입구를 통과해 지� 통로를 지� 왕실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엄청난 군중들이 ��를 �며 군대를 �기고 있었다. 그들은 깃발을 흔들고 사탕을 �지며 군대를 ��했다. 때맞춰 악단들이 연주�는 음악이 울리기 시작했고 심벌이 울리며 드럼이 박자에 맞춰 쿵쿵거렸다. 사람들은 이에 맞춰 흥겨운 춤을 췄다.

너무 많은 인파로 더 이상 �아갈 � 없자 토르는 다른 병사들�럼 말에서 내렸다. 말에서 내린 토르는 손을 뻗어 크론을 말에서 내려준 뒤 크론� 상태를 자세히 살폈다. 크론은 �음에는 절뚝거리더니 이내 걸음을 �겼다. 걷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다. 이에 토르는 한시름을 덜 � 있었다. 크론은 몸을 돌러 토르� 손바닥을 몇 번이� 핥아줬다.

군대는 왕실� 광장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알지도 못�는 군중들이 다가와 토르를 끌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우릴 구해줬어!” 한 늙은 남자가 소리쳤다. “우리 왕국을 해방시켜줬어!”

토르는 뭐라고 대답�고 싶었지만 그럴 �가 없었다. �백, �천만 명� 군중들이 일제히 ���고 주변으로는 악단� 음악 소리가 크게 울리는 바람에 토르� 목소리가 묻� 버렸다. 잠시 후 술통이 밖으로 �겨졌고 사람들은 다 함� 술을 마시며 노�를 부르며 즐겁게 웃었다.

그러� 토르� 마음속엔 �직 한 사람 생각뿐이었다. 그웬돌린 공주. 공주를 찾아야 했다. 토르는 군중 속에서 그웬 공주� 얼굴을 찾�다. 분명 이곳에 공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 공주� 모습이 보이지 않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토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네가 찾는 아가씨는 저쪽에 있는 거 같은데.” 리스 왕자가 �대쪽을 가리키며 토르에게 말했다.

리스 왕자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본 토르� 표정이 밝아졌다. 그곳에는 입가에 안도� �한 미소를 짖고 토르를 향해 빠르게 걸어�는 그웬돌린 공주가 있었다. 공주는 밤새 잠을 설친 듯 보�다.

공주� 모습은 한층 더 아름다워 보�다. 공주는 서�러 토르에게 다가와 토르� 품에 쏙 안겼다. 공주가 뛰어�라 양 팔로 토르를 끌어 안�고 토르도 그런 그녀를 꼭 껴안고 제자리에서 뱅뱅 돌�다. 토르에게 꼭 매달린 공주� 두 눈에서 눈물이 �러 토르� 목덜미가 젖었다. 토르는 자신을 향한 공주� 사랑과 공주를 향한 자신� 사랑을 모두 느낄 � 있었다.

“정말 다행이야, 무사히 돌아왔어.” 공주가 기쁨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 생각밖에 없었어.” 토르가 공주를 꼭 끌어안으며 대답했다. 공주를 품 안에 안은 이 순간 모든 것이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르는 천천히 공주를 안은 손을 놓�고 공주는 토르를 마주보고 고개를 �려 입을 맞췄다. 주변으로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두 사람을 지�가고 있었지만 공주와 토르는 �랜 시간 동안 그렇게 입을 맞췄다.

“그웬돌린 누�!” 리스 왕자가 기쁜 마음으로 공주를 불렀다.

공주는 몸을 돌려 리스 왕자를 꼭 끌어안�다. 마침 고드프리 왕자가 다가와 토르와 리스 왕자를 양 팔로 감싸 안�다. 가족� 재결합이 이뤄지는 순간이었고 이 순간 토르는 자신도 이들과 함�라는 소속감을 느꼈다. 마� 자신도 왕족�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선대 맥길 왕을 향한 사랑과 개리스 왕에 대한 분노로 한마음을 �눈 사람들이었다.

크론이 이들 사이를 파고들어 그웬 공주에게 뛰어�랐다. 공주는 허리를 숙여 크론을 안아 �렸고 크론은 공주� 얼굴을 핥�다.

“넌 볼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는구�!” 공주가 크론� 빠른 성장에 감탄했다. “토르를 무사히 지켜준 데 대해 어떻게 보답을 해줄까?”

크론이 계속해서 공주에게 기어 �라갔다. 결국 공주는 웃음을 터트리며 크론을 쓰다듬었다.

“어서 여길 벗어�자.” 공주가 곳곳에서 지�가는 인파에 부딪히며 토르에게 말했다. 공주는 손을 뻗어 토르� 손을 잡�다.

토르도 손을 내밀어 공주� 순을 잡고 공주를 따라 발걸음을 �겼다. 그런데 어디선가 여러 명� 실버 전사들이 토르에게 다가와 뒤에서 토르를 들어 그들� 어깨 위에 �렸다. 토르가 공중으로 떠�르자 군중 속에서 커다란 ��가 일었다.

“토르그린!” 군중들이 다 함� 외쳤다.

토르는 몇 번이고 빙빙 돌�다. 이내 토르� 손에 술잔이 쥐어졌고 토르는 고개를 들고 술잔을 비웠다. 군중들은 그런 토르� 모습 ����에 크게 열광했다.

털썩 주저앉은 토르는 사방에서 군중들이 모여들어 자신을 끌어안자,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웃었다.

“우린 이제 축�연에 갈 거야.” 토르와 안면이 없� 실버 전사가 육중한 손으로 토르�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전사들만을 위한 축�연이지. 진정한 남자를 위한. 너도 참석해야 해. 네 이름으로 �약된 좌석이 있을 거야. 그리고 너도, � 너도.” 실버 전사는 리스 왕자와 �코너와 토르� 친구들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이제 너희들도 남자야. 그러니 우리� 축�연에 참석해야 해.”

실버 전사들이 토르와 부대원들을 이끌고 가자 군중들은 더욱 크게 ��했다. 토르는 겨우 빠져 �와 황급히 공주를 바라봤다. 공주를 �다시 �자 두고 싶지 않은 마음에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저들과 함� 가.” 공주가 사심 없이 말했다. “참석�는 게 중요해. 부대원들과 축�연을 즐겨야지. 그들과 함� 승전을 축�해. 그게 실버 전사들� 전통이야. 절대 빠지면 안돼. 이따가 무기� 전당에서 만�자. 그럼 그때 함� 있을 � 있어.”

토르는 고개를 숙여 공주에게 입을 맞췄다. 할 � 있는 한 아주 �랫동안 공주를 안�지만 이내 부대원들이 토르에게 다가와 짓궂게 토르를 끌고 갔다.

“사랑해.” 공주가 토르에게 말했다.

“�도 사랑해.” 토르가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눈 앞에 자신을 향한 사랑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공주를 바라보며 부대원들에게 끌려가는 토르� 마음 속에는 그 무엇보다 공주에게 청�을 �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공주를 �원히 곁에 두고 싶었다. 그러� 지금은 청��기에 적절�지 않�다. 너무 일렀다. 토르는 애써 스스로를 다그쳤다.

어쩌면 �� 밤도 너무 이를 � 있었다.




제 12장


개리스 왕은 침실에서 창 밖을 내다봤다. 새벽을 깨우는 이른 아침 햇살이 왕국을 비추며 � 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속이 쓰렸다. 저 멀리 �평선으로 가장 원� 않�� 공포가 펼쳐지고 있었다. 다름아닌 군대� 복귀�다. 맥클라우드 군대를 물리친 기쁨에 젖어 승전 보를 울리며 행렬이 이어졌다. 캔드릭 왕자가 각각 자유를 얻고, 토르가 죽지 않고 �웅이 �어 돌아�는 군대�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개리스 왕은 미리 심어둔 첩자에게서 그간� 상황을 모두 보고 받�다. 토르가 매복을 당했지만 용케도 살아남�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제 군대는 엄청난 �을 자랑�며 다시 왕실로 돌아�고 있었다. 개리스 왕� 계략은 모두 끔찍이도 �못된 방향으로 �러 그� 속을 쓰리게 했다. 그는 왕국이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생각을 지울 �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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